최근, 저는 막내 동생 하나를 얻었습니다.
얼마 전 병상에 계시던 엄마가 퇴원을 하셨기 때문이죠...
남편의 배려로, 평소 가장 의지를 하셨던 맏딸인 제가 엄마를 모시기로 한 건데...
"노인성 기억장해".....다른 말로 "치매"라고도 하죠..
얼굴도, 목소리도 모습 그대로인데... 엄마는 다섯 살 배기 아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젠 스스로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엄마로 인해, 처음엔 억장이 무너질 듯 가슴 아팠고..
시간이 갈수록 불안감에...또 고단함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래도 가끔 엄마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제 손을 꼭 잡으시곤,
"미안하다... 내가 오래가지 않아야, 니가 편할텐데..."하며 눈물을 흘리셨죠.
그럴 때마다 혹, 지친 내 마음을 들킨 건 아닌가..스스로를 채찍해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언제 그랬냐는 듯...다시 달라진 엄마는...
"언니, 나 배고파....그리고 예쁜 핀 사줘~~!!"
그렇게 무너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울기에는 아직 곱기 만한 엄마..
"엄마, 내가 누구야?..... "
"응.... 우리 언니~!!" 마음 아프지만 인정할 수밖에 현실이죠..
목욕을 시켜드린 후, 곱게 말린 머리에.. 딸아이의 예쁜 핀을 꽂아드려 봤습니다.
아기처럼 해맑게 미소지으며 거울을 보는 엄마....
하늘은 부모에게서 너무 많은 걸 받은 자식에게 이렇게 나마 조금이라도
효도하라며, 갚을 기회를 주시나 봅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인생 길 동행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나 봅니다..
부모는 자식 위해 이 보다 더...닦고, 재우고, 씻기고, 달래고...하셨을텐데..
이제 겨우 몇 걸음 내딛었다고 이리도 힘이 드는 걸까요?
사실, 어쩌면 제가 엄마를 살 게 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제게 살 힘을 주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기운내자구...오늘도 웃는 얼굴만 보여드리자고 다시금 다짐해 봅니다.
그리고 자매처럼...또 때론 친구와 같이 평생 엄마 곁에 머무르며,
어떤 길도 마다하지 않고 함께 걸어 갈 거라 다짐해 봅니다....격려해주세요...
군산시 장재동 양진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