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4일 방송분

유치원에서 스키장에 가게 된 일곱 살 난 아들.. 스키복을 사달라며 난리가 났습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던지라.. 들뜬 마음이야 알겠지만..갑자기 스키복이라니..... 동네방네..전화를 해봐도..아이가 워낙 키가 크고, 통통한 편이라 마땅히 빌려 입을 옷을 찾기 힘들더군요. “엄마~~~ 사줘 잉~~~ 나 스키복 안 사주면.. 유치원 안 갈거야~~~” 떼를 쓰는데 일단 할 수 없이 아이를 데리고 매장으로 향했죠. 헌데..세일을 해도 몇 십만 원이 넘더군요. 좋아 보이긴 했지만, '이 돈이면......' 하고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났죠.. 얇기 만한 지갑에 아이는 칭얼대는데, 직원은 자꾸 권하고.. 당장 사주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어찌해야 하나..고민하던 중.. “한번 입혀나 보세요..맘에 안드시면 사지 않으셔도 되요~~” 점원의 계속되는 권유에 일단 입혀나 보기로 했죠.. 누구아들인지..정말 멋지긴 하더군요. “이 스키복은 아드님을 위해 나온 것 같네요...” 점원의 사탕발림에도 얇은 지갑을 생각하며.. “잠깐 둘러보고 올게요..”하고 아이의 옷을 벗기려는데.. 싫다며 떼를 쓰는 아들..너무 비싸 안된다는 엄마.....신경전이 벌어졌죠. 직원이 무이자 3개월을 강조하며 설득하던 중...아이가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손에 들고 있던 초콜릿을 스키복에 마구 문지르는 게 아니겠어요? 깜짝 놀란 점원과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안절부절 못하는 저를 보며 아들이 씩 웃더니.. “이젠 사줄거지?” 하더군요.. 그 자리에서 혼낼 수도 없고, 새 옷을 그렇게 버려놨으니 그냥 나올 수 없더군요... 옷을 들고, 방긋 웃는 철부지 아들...한숨이 절로 났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 어렸을 적..넉넉치 못한 살림에도 막둥이라고 4남매 중에서 가장 어려움 없이 자랐죠..집안 사정은 생각지 않고,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울며불며 떼쓰면 그만이었는데..그 피를 아이가 이어 받았나 봅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 마음이 어떠하셨을지..이제야 좀 알겠네요.. 스키복을 꼭 안고 잠든 아이..아들놈의 발칙한 실수 덕에 저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게 생겼는데요.. 어쨌든...즐겁고, 무사히 잘 다녀오길 빌어봅니다~~ 전주시 인후동 최금옥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