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방송분

다섯 살배기 딸아이를 앉혀놓고, 오늘도 눈썹을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했습니다. 분주하게 시작된 아침, 아이를 어린이집 차량에 태워 보낸 후.. 집안 정리를 하다 말고 웃음이 났습니다.. 며칠 전, 제가 잠든 사이 또 대형 사고를 치고 만 아이.. 평소 이 엄마가 눈썹 미는 걸, 자주 봐온 딸은 자신의 눈썹을 깨끗하게 밀어버린 것이죠.. 졸지에 어린 모나리자가 되어 버린 아이... 너무 놀랐지만, 그런 딸에게 야단을 쳐서 뭐하겠나 싶어 어이없이 웃고 말았죠... 황당해하는 제게 달려와 갖은 애교를 부리며, 앞으로 엄마처럼 예쁘게 눈썹을 그려달라는데.. 딸의 엽기 행각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한달 전에는 자기 앞머리를 모두 가위로 잘라 놔, 또 한 번 놀라게 했는데요.. 이를 나무라는 저를 향해, "이담에 내가 미용사 되면 엄마 머리는 안해줄꺼야~!!"하는데.. 삐쭉빼쭉 엉망이 되어버린 앞머리에, 눈썹도 없는 우스꽝스런 아이의 얼굴을 보며.. 놀랄 때도 많지만, 매일 웃음소리가 그치질 않는 우리집.....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딸을 낳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상상조차 하기 싫은데.. 사실, 이렇게 예쁜 아이를 처음엔 낳지 않으려 했습니다.. 큰 아이를 낳은 후, 생활이 너무 어려워 졌기에..하나만 키우기에도 버거웠죠.. 자식은 낳기만 하면 어떻게든 자라게 돼 있다고, 어른들은 말씀하셨지만 저는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 해주며 남부럽지 않게 키울 수야 없겠지만, 제가 유년시절 느꼈던 것처럼 가난 때문에 아픔을 주고 싶지는 않았죠. 그래서 갑작스레 생긴 아이를 두고, 잠시 나쁜 생각을 했었습니다... 결국, 남편의 눈물어린 설득에 어렵게 마음을 바꾸게 됐는데요.. 결론적으로, 이 아이로 인해 더욱 노력하며 살게 됐구요.. 두 아이들의 재롱을 보며, 우리 부부는 더 큰 삶의 원동력을 얻고 있습니다. 마음은 정말 부자가 된 기분...이만하면 낳기 잘 한거죠~~ 군산시 문화동 오수경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