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방송분

결혼생활을 먼저 시작한 선배들이 늘 하던 말.. ‘편하게 혼자 살지...’, ‘결혼과 동시에 고생길이다....’ 라고 들었을 때, 가진 자들의 여유라고만 생각했습니다.. "180도로 바뀌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놀랄 걸~!!....." 하는 소리도 그냥 무심코 넘겼죠. 그런데...그 선배들의 말을 요즘 뼈저리게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결혼 전.. 그토록 참하고 조신하며, 말 한마디에도 교양이 묻어나던 아내가 아들이나 제게 내뱉는 걸 보면, 그야말로 터프하기 그지없죠. 특히 더욱 놀라는 것은 아내의 식욕입니다. 소식가이던 사람이 지금은 밥 두 그릇에 누룽지까지 먹는 건 기본이구요. 체중도 부쩍 늘어 뱃살이 장난이 아니죠. 헌데...그 뿐 아닙니다..심술이란 심술은 늘어, 제가 술 한 잔이라도 하고 늦게 오는 날이면 다음날 아침 식사 메뉴는 바로 토스트랍니다.. 신혼에는 북어 국에.. 따뜻한 마사지까지 서비스로 해주던 아내.. 그런데..어찌 이렇게 변한단 말입니까?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어느 날, 제게 그러더군요. "아빠는 엄마 어디가 좋아서 결혼했어? 나는 엄마같이 무서운 여자랑 결혼 안 할래...." 그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내도 처음부터 이렇진 않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 후 얼마 안 돼,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월급을 제때 갖다 주지 못해 힘이 들었는데.. 설상가상이라고 하나뿐인 시동생이 음주운전 사고까지 냈으니... 수습하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만 했는데... 그런 일들을 겪으며 더욱 단단해질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네요. 결국 환경이 사람도 변화시킨다고..우아한 아내가 저를 만나 이렇게 된 것만 같아 마음이 아파오더군요. 과거 수줍음 많고, 가냘프기만 했던 아내....이제는.. 스스럼없이 방귀도 껴대고, 가끔은 저보다 힘이 센 걸 자랑하고 있지만... 처음의 그 마음처럼, 이젠 변한 모습까지도 사랑하고 이해하며 살아가야 겠습니다... 익산시 신동 최성우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