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 방송분

주위에서 가끔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가.. 왜 아이를 딸 하나만 뒀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마다 그냥 쓴웃음만 지을 수밖에 없었죠.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눈발 날리던 12월 중순.. 저녁식사를 준비하던 중...식탁 위 올려졌던 접시 하나를 깨뜨리고 말았죠.. 통상 어른들은 접시가 깨지는 걸 좋지 않은 징조라 여기지만, 저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죠. 그런데, 곧 이어 요란하게 울리던 전화벨.... 파출소라는데...아들이 사고를 당했으니, 지금 당장 병원으로 와달라는 것이었죠. 갑작스런 연락에 정신 없이 병원에 도착해 보니...차가운 병실에 누워있는 아들은 이미 의식이 없더군요.. 연락이 되지 않다 뒤늦게 달려온 남편도 정신 없긴 마찬가지.. 나중에 알고 보니.. 아들이 사고를 당할 즈음...남편 또한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자동차 타이어가 터져 큰 사고가 날 뻔했다는데.... 집에서 접시가 깨진 것 또한 우연의 일치라 하기엔 너무도 가혹하더군요. 시어머니께서는 우릴 위로하신다고...애비 구하고 아들이 대신 간 거라며... 야속하지만 효자라 생각하자 하시더군요.. 뺑소니 차량에 치인 아들...바로 병원만 데리고 갔어도 살았을지 모를 일입니다. 부모는 땅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했죠~!! 우린 자식 하나를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아야했죠.. 지나가는 아들들만 보면 모두 내 아들 같고... 군대 간 자식들만 봐도 모두 내 자식 같고.. 젊은 아이들이 손잡고 다니는 것만 봐도..부럽기만 하네요... 남은 딸자식...귀가가 늦어지거나 연락이 잘 안될 때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멎을 것만 같은 불안감은 떨치지 못하고 있죠. 어느 누구도 표현하지 않으려 하지만.. 12월만 되면 서로가 눈치보며, 이 달이 아무 탈 없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게 되네요. 요즘 같은 연말이면 여기저기 음주가무에 빠져있는 분들 많은데요... 제발 음주운전은 하지 말았음 좋겠네요. 그리고 12월의 아픔.. 이젠 더 잊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김제시 신풍동 양윤선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