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0일 방송분

우리 부부는...과 선후배로 처음 만났습니다.. 대학 동아리에서 주역을 공부한 신랑의 유일한 특기는 사주보기~! 능력이 신통방통하여 주위에 소문이 자자할 정도였죠.. 역시 제 사주도 빼놓지 않고 봐줬는데요.... 흥미로웠던 건...반드시 제가 자기랑 결혼할 운명이라고 하더군요.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할 정도였는데.. 자기와 결혼하게 되면, 제 인생에도 꽃이 피고..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 했죠..물론 그런 말을 모두 믿은 건 아니었지만, 재밌는 입담에 이끌려 결혼까지 하게 됐습니다. 결혼 초기에는 정말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속담처럼, 가족들 사주는 물론 친구들까지 봐주며.. 덕분에 저는 근사한 곳에서 밥도 얻어먹고..선물도 받았죠. 헌데..결혼 3년 차, 이제 신랑은 사주 풀이를 안 하겠다고 합니다.. 이유인 즉....제 사주를 잘못 봐줬다는 것이죠... 사실, 제가 출산 후 병을 얻어 2년 동안 고생하고 있는데요..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지금도 보름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 형편이죠. 신랑은 이런 저를 보며..늘 사주를 잘못 봤다며.. 그래서 자신이 이렇게 고생하고 산다며 투덜대더군요. 그럴 때마다, 저 또한 남편에게 속아서 한 결혼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는데요. 사실..결혼 전까지도 나이 차가 다섯 살인 줄 알았는데..혼인신고를 하면서 7살이란 걸 알게 됐구요..부모님께선 아직도 모르고 계시죠.. 오히려 "다 잡은 물고기에 먹이 주는 거 봤어?" 하며 제 속을 뒤집는 신랑... 하지만, 사실...말은 이렇게 해도 아픈 제 몸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이란 걸 잘 압니다.. 피곤한 몸으로 퇴근해 밤낮이 바뀐 아이 돌보며, 집안 일에...아픈 마누라 챙기기까지.... 자기가 풀어준 사주는 반드시 자기가 책임지겠다며..이리 뛰고, 저리 뛴 남자.. 가끔 투덜대면서도..저 때문에 얼마나 마음 고생하는지 잘 알고 있죠. 그런 남편의 유일한 취미를 계속하게 하기 위해서라도..제가 빨리 털고 일어나야겠죠~~!! 정읍시 상동 박지운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