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방송분

평소 손톱 깎는 걸 가장 싫어하는 다섯 살짜리 딸아이... 어떡하면 쉽게 손톱과의 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고민하다 꾀를 낸 게.. 긴 손톱 밑에는 수많은 벌레가 달라 붙어있어 있는데..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고스란히 뱃속으로 함께 들어간다는 것이었죠..이처럼 엄포를 놓은 뒤부터는 순순히 손을 내밀었는데요... 얼마 전...남편이 자고 있던 안방에서 딸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렇게 손톱 밑에 까만 벌레가 많으니....아빠 뱃속엔 벌레 투성이겠네~~!!" 딸애는 곤히 잠든 남편의 손톱을 보며, 오래전부터 제가 했던 말을 그대로 내뱉고 있더군요... 그 모습이 우스워 혼자 웃음짓다, 남편의 손톱을 들여다보게 됐죠.. 헌데...딸아이의 말처럼, 남편의 손톱 끝이 까맣게 물들어져 있더군요.. 평소 혼자 깔끔 다 떠는 남편이었기에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건 바로 기름 떼.....처음엔 뭐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요.. 그 떼는 한동안 쉬이 지워지지 않더군요. 그래서 며칠 전, 퇴근한 남편에게 이유를 물었죠.. "당신....요즘 뭐하고 다니길래..매일 늦고... 또 손톱 밑에 그 떼는 뭐야?" 당황한 듯 하더니..."회사일이 많아서 그렇지 뭐..~~"하며 얼버무리는 남편.. 그게 더 이상해 꼬치꼬치 묻자...글쎄, 퇴근 후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이었죠.... “아니.....당신이 왜 주유소에서 일을 해??"깜짝 놀라 다시 묻자..... 요즘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직원들 월급이 감봉됐다더군요.. 물론 제가 걱정할까봐 얘기도 못하고, 부족한 부분을 아르바이트로 채우려했다는 것인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매일 늦게 들어오면서 저녁 식사도 안하고 온다며 투덜대기만 했었죠. 그러고 보니..요즘 부쩍 피부가 까질해 진 남편.. 더욱 아껴서 생활 할 테니 주유소 일은 그만두라고 말려 봤지만, 남편은 이제 나름대로 재미를 붙이게 됐다며...고집을 부리더군요.. 그래서 시장에 들러 내의도 사고...남편얼굴에 팩까지 해줬는데.. 싫지만은 않은지 가만히 누워있더니, 이내 곯아떨어지더군요.. 그런 남편을 보며..저는 오늘부터 보일러 온도를 더욱 낮추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추운 곳에서 고생하는데..저 혼자 따뜻한 방안에 있을 수 있나요~! 여하튼... 남편 일이 잘 됐음..하는 바람입니다. 전주시 인후동 정금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