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행길이라서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워낙에 길치인데다가 초행길은 저를 좀 짜증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모임장소가 어디어디라고 설명해주는 동창생의 목소리에도 이제는 정말 갑갑하다라는 기색이 느껴지니 걱정스러웠습니다.
어떡한다?
싶어서 잠시길을 멈춰 서서 하늘을 봤습니다.
분명 동창회라는 것만 생각하고 바라봤던 그 하늘은 맑고 청명하게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줬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길을 못찾고 헤매는 저에게 똑같은 하늘이 잿빛으로 우중충하게만 보였습니다.
"저 실례합니다.."
결국은 사람 착해보이는 한 학생을 불러세워 여차여차한 장소를 물었더니 그 사람도 처음에는 갸우뚱하다가
'아하 알았어요 그곳이요 저도 언뜻 봤어요"
하며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를 설명해주는데
왠지 잘 찾아갈 수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요 알았어요
저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학생이 가르쳐준 길을 향해 발걸음을 떼어놨습니다
한참을 걸었을까요?
그래도 나오질 않는 곳
아 난감하다 그냥 택시를 타고 가야 할까보다 분명 이 근처인데 이렇게 몰라서야 원
하면서 자포자기하듯 손을 들어 택시를 타려는데.?
저만치서누군가가 막 달려와 저를 부르는 것 아닙니까?
저어기 요
여기에요 여기
아까 그 학생였습니다 헤어진지 약 10분정도 되는데?
왜 안갔을까?
이상하여 타려던 택시를 그냥 보내고 학생을 바라봤습니다.
'저어기요 아까 잘못 가르쳐드렸어요 이쪽으루 가셔야 해요"
학생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엇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길을 잘못 가르쳐준 것이 미안해 그대로 저를 쫓아 왔던모양이지만 제가 또 다른 것은몰라도 길하나는 빠르게 걸어가거든요
경보로 걷듯 이리 저리 찾아가는 저를 쫓아오기란 여간 힘들었을텐데
학생이 저를 데리고 그 장소를 찾아줬고 저는 그제서야 미아같은 기분에서 벗어날 수가있었습니다.
정말..
고마웠지요
굳이 그렇게 해주지ㅡ않아도될것을
자기가 잘못 가르쳐준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그래도 날 쫓아와준 학생
비록 얼굴밖에 아는 것 없지만 너무도따스한 그 마음에 감동을 받았답니다.
저도 언젠가 잘못 가르쳐 준 것을깨달았으면서도 도로 쫓아가는게 귀찮아 그냥 모른 척 했었는데 왠지 반성이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