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취미생활로 배우기 시작한 마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진진하더군요..
그래서 생각한 게 일곱 살짜리 딸아이 생일에 친구들 불러
마술쇼 이벤트를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에게 부르고 싶은 친구들을 초대하라하고, 저는 나름대로 음식과 쇼를 준비했죠.
제가 할 줄 아는 마술이야 간단한 것이었지만, 일곱 살짜리 아이들이라면
얼마나 신기해할지...제가 더 기대가 되더군요..
‘대단하다고 우리 집에 매일 오겠다면 어쩌지?....윤지 엄마 짱이라고 인기 폭발이면 어쩌나!?’
별 걱정을 다 하며...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였죠.
드디어, 아이 생일 날....친구들이 오기 시작하는데....
대, 여섯명일거라는 예상을 깨고, 무려 열 세명이나 오고 보니..좀 긴장이 되더군요.
나름대로 마술사 복장까지 갖추고 쇼를 시작했습니다.
처음 마술은 3개의 끈 중에서 하나를 없애는 것이었는데...
갑자기 맨 앞에 앉은 개구쟁이 아이가 2개의 끈을 확 잡아당기는 겁니다.
그래서 리듬이 깨져버렸고, 끈을 없애긴 했는데...이미 아이들 반응은 신통치 않았습니다.
다음은 동그란 링끼리 교차하는 것이었는데...아이들이 웅성웅성 거리며 하는 말....
"에이...시시해요~ 공룡으로 변하는 마술 보여주세요...."하더군요.
그래서 마지막 보류로 남겨 뒀던...불이 장미꽃으로 변하는 마술을 보여주기로 했죠.
그런데 갑자기 한 아이가,
“저 그거 알아요~!! 그 불을 손으로 잡으면 장미꽃으로 변하는거죠?^^”
티비에서 이미 봤다는 아이....이 또한 성공은 했지만, 아이들은 모두
그 아이가 먼저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더 신기한 듯 감탄을 하더군요.
그리곤 계속 이어지는 아이들의 요구.....! 하늘을 날아보던가,
그 자리에서 사라지는 걸 보여달라는 것이었죠.
우리 나이 일곱 살엔 이런 마술 보기도 힘들었지만, 정말 모든 게 신기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딸아이는 엄마가 최고였다며..제 눈치를 살폈구요.
퇴근한 남편 또한 위로와 격려를 해줬는데요..
긴장과 기대로 가득했었던 제 첫 무대는 그렇게 허무하게 끝이 나고 말았답니다......
정읍시 상동 박순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