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 방송분

올해 남편 나이는 쉰... 일찍이 유전성 새치로 인해, 나이가 좀 들어 보이긴 했지만.. 뭐 제 멋에 산다고..늘 마음만은 젊었을 때 그대로 간직하며, 자신만만히 살아온 남편.. 사실...키와 덩치가 좀 큰 편이라 초라해 보이진 않았지만, 이젠 저 또한 남편이 넉넉한 중년의 아저씨로밖엔 보이지 않았죠. 그런데....얼마 전, 잔 고장이 많은 차량을 정비업소에 맡기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 한 적이 있는데요.... 어깨가 축 처져 퇴근한 남편, 들어오자마자 대뜸 묻는 말~!! “도대체 내가 몇 살로 보여? 솔직히 말해 봐...!” 그래서 전 평소에도 우스개 소리로 백치 할아버지라고 놀렸던 터라.. 아무 생각없이 “응.....머리 상태로 봐서, 예순?...아..그리고 당신 조카 손자까지 봤으니..당근 할아버지지~” 평소 같으면 웃고 넘어갈 걸...그 날은 아주 심각하게.... “나 정도면 젊어 보이는 거 아냐..?” 하더군요.... 무슨 일이 있다 싶어 이유를 물어보니.... 퇴근 길, 버스에 올랐는데..맨 뒷 자석만 비어있어 그냥 중간쯤에 서서 가는데요... 잠시 뒤, 남편 앞에 앉아있던 한 30대 아줌마가 벌떡 일어나더랍니다.. 남편은 이 아줌마가 내리려나 하고 두리번거리는데...바로 이어진 말... “할아버지~여기 앉으세요~~”하더랍니다.. 남편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어이가 없이 눈물이 다 날 지경.... 이 나이에 경로우대라니...얼굴이 화끈거리고, 숨이 턱 막혔다더군요. 남편 표현 그대로 하자면, “나이 차도 얼마 날 것 같지 않은 여편네가..글쎄.... 생각 같아선 한 대 쥐어박고 싶더라니깐....!!” 집으로 오는 내내, 화가 치밀어 오르는 걸 가까스로 참아냈다며 심각하게 말하는 남편을 보면서...저는 사실, 자꾸만 웃음이 났습니다... 늘 자기처럼 멋진 남자 만나 살아온 걸 행운으로 알라며 큰소리 치던 남편~! 그 이후, 가끔씩 남편을 "어이~!경로우대~!!"하며 놀려대고 있는데요. 사실..우리 남편, 아직 할아버지라고 하기엔 너무 젊답니다.. 의기소침해 있는 남편에게 이 아침, 힘을 팍팍~!! 실어주세요~~ 군산 소룡동 양선옥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