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방송분

아빠의 직업은 아파트 경비원!! 그러나, 처음부터 이 일을 하신 건 아니었죠.. 괜찮은 직장에서 부장 직함까지 가지셨던 아버지는 회사가 점점 어려워지자, 명퇴 신청을 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정산한 퇴직금으로 우리 3남매 대학 등록금을 내주셨죠.. 그렇게 힘든 1년여의 실직생활을 거친 후...시작하게 된 이 일.. 경비 일이란 게 밤낮이 따로 없는지라...처음엔 무척 힘들어하셨는데요.. 하지만, 늘 우리들 앞에서는 힘든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하셨죠....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적응도 하고, 나름대로 보람도 찾아가셨습니다... 그러던 얼마 전, 아버지께 정말 힘든 일이 있었습니다... 새벽에 순찰을 돌던 중..깨진 유리병 조각을 발견했고, 누가 밟을까 걱정돼.. 그 병 조각을 주워들었는데요.. 마침 바로 옆에 주차된 차량이 그 미세한 조각으로 심하게 긁혀 있던 걸 발견하게 되신거죠.. 순간 깜짝 놀란 아버지...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데.....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고함소리.. 바로 차 주인이었습니다...꼼짝없이 아버지는 그 차량을 긁은 범죄자가 되신 거죠.. 아버지는 절대 아니라고..병 조각을 주운 죄밖엔 없다고 몇 번이나 해명을 해봤지만, 화가 난 차주는 다짜고짜 손목을 잡아끌고 경찰서로 향했던 겁니다.. 60년 가까이 사시면서, 단 한 번도 경찰서 근처엔 가보지도 않았던 분.. 결국 계속 우기면, 경비 일을 못하게 할 수 도 있다는 그 차 주 말에 제대로 항변도 못하고, 그냥 보상 합의서를 쓰고 나오셨다는데요.... 그 날 이후로 아버지는 며칠동안 아무말씀도..식사도 제대로 못하셨죠... 뒤늦게 엄마로부터 이 얘길 듣게 된 후, 저는 억울한 심정에 그 사람을 찾아가 따지려 했는데요... 엄마는 정말 어렵게 얻은 직장을 잃고 싶지 않으셨던 아버지 마음을 헤아려 드리자고 하시더군요. 당신에게 쓰는 돈은 아까워, 낡디 낡은 구두를 그토록 오래 신고 다니시던 아버지.. 결국 아버진, 한달 월급 가까이 되는 돈을 그렇게 차 수리비로 날리셔야 했죠. 아직은 저도 능력이 부족해 아버지 삶의 무게를 덜어드리지 못하고 있는데요.. 하루라도 빨리 그 처진 어깨를 펴드리고 싶네요...“아버지...힘내세요..” 익산시 영등동 서정윤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