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로부터... 학교에 있을 시간에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들뜬 목소리...
“엄마, 난데...기말고사 성적이 나왔어요~~근데...많이 올랐어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더군요..
"정말? 와~~~!! 몇 점인데?..."
"94점요....."
평소 시험 성적보다 평균이 올랐더군요...잘했다는 축하 인사를 건네고,
아이가 빨리 돌아오길 기다리면서, 등수를 계산해보기 시작했죠..
‘평균 94점이면, 반에서 몇 등이나 했을까?’
이것저것 많이 시키다 보니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 서툴게 시작한 엄마의 가정학습...
그게 벌써 석달째.... 처음엔 제가 가르쳐서 평균 90점만 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헌데...목표는 달성한 것 같아 스스로 뿌듯함이 느껴졌죠...
그리고 학교에서 돌아 온 아들을 우선 찐하게 안아주고 물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평균이 몇 점이야?"
“응... 영현이는 98점, 재훈이는 96점, 그리고 동균이는 95점.....”
다른 아이들의 성적이 발표되면서, 제 얼굴은 순간 일그러지고 말았습니다..
“엥? 모두들 너 보다 평균이 높잖아...그럼, 잘 한 것도 아니네....넌 도대체 몇 등 한 거야..?”
이 말만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끝내 감정을 드러내고 말았죠..
제 딴에는 올랐다고 무척 기뻤던 모양인데..울먹거리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리더군요...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죠...
미안하다며 사과는 했지만...아들은 당연히 엄마가 좋아할 줄 알았다며...
쉬이 울음을 멈추지 못하더군요..
내 나이 서른 아홉...초등학교 4학년인 아들보다 더 생각이 짧으니,
아무래도 아직 어른이 덜 된 모양입니다..
극성스런 엄마보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칭찬을 더 많이 해주는 엄마가 되고자 했는데..
욕심으로 가득한 엄마만이 남아 있네요..
좀 더 현명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전주시 우아동 정현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