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 방송분

남편은 서울 깍쟁이 출신에 외향적인 편인데요... 그런 성격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특별히 즐겨하는 운동이나 취미가 없습니다.. 일단 술, 담배를 안하다보니...자연히 일찍일찍 귀가하며.. 가정적인 편인데요.. 그런 남편의 유일한 취미는 바로 드라마 보기..!! 드라마 얘기가 나올 때면, 눈이 반짝일 정도이죠. 결혼 후, 처음엔 이런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남자들은 대부분 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남편은 그게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것도 그냥 시청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바람난 배우자 얘기에 흥분하고, 부와 명예를 쫓아 가난한 애인을 배신하는 이성에 관한 내용에는 주먹을 불끈 쥐구요. 또 이루어질듯 이뤄지지 않는 사랑이 전개되는 내용에는 자기가 더 몸이 달아 빨리 이뤄지라고 주문을 외울 지경이랍니다.. 남편은 월, 화 드라마..수, 목 드라마...주말, 휴일 드라마까지 쫙~ 꽤고 있는데.. 혹 일이 있어 못 보게 되는 드라마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다운을 받아 볼 정도입니다.. 요즘 특히, 좋아하는 드라마는 밤 시간대 일일드라마와 정조의 일대기를 다룬 월화 드라마 '이산'인데요.. 좋아하는 사람과 이뤄지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는 둥, 주인공을 해하려는 무리가 너무 많아 안타깝다는 둥..갖가지 반응을 토해냅니다..헌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불만은 드라마가 너무 빨리 끝난다는 것...얼마나 푹 빠져 보는지 상상이 되시나요? 그에 반해, 저는 티비를 잘 보지 않는 편입니다..뭐 드라마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일단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안 보려 노력하는 편이죠. 그런데..신랑은 그런 저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입니다.. 함께 좀 공감하며, 의견을 나누고 싶은데..저와는 영 그게 안되는 거죠. 지난 주말에도 김장하러 시댁에 갔는데, 남편이 동서와 함께 드라마 얘기에 푹 빠져 김치에 침 튀기는 것도 모르더군요. 이런 얘길 나눌 때면 저보다 더 동서와 잘 통하고, 더욱 아줌마 같은 울 남편.. 그 날, 드라마 내용이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면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들어가 글을 남기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어떨 때 보면 정말 철이 없어 보이기까지 하네요. 다른 사람들처럼 운동에 흥미를 좀 붙이던가..차라리 술자리라도 좀 가졌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드라마 시청이 취미인 남편, 우리 부부..아무래도 성별이 바뀐 거 아닐까요? 익산시 남중동 정성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