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 방송분

한달 전, 퇴근한 남편이 종이 한 장을 내밀며 그러더군요. "당신, 표어 잘 지어?" "왜?... 내가 이래봐도 학창시절, 작문 실력은 뛰어났는데...근데, 왜?" 이유인 즉, 회사에서 원가 절감 아이디어 표어 공모를 한다는데.. 그 대회에서 1등을 하게 되면 회사 정문에 현수막이 걸리는 건 물론이고, 상금까지 받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수상작에 선정되면 나한테는 얼마 줄 건데?” 제 물음에 남편은 바로!!....“당연히 2분의 1이지..”하더군요.. 그 말에 흥분한 저는 곧바로 표어 짓기 작업에 들어갔죠. 오랜만에 사흘 밤낮을 머리 굴려가며 고심한 끝에 심혈을 기울인 표어 다섯 작품을 남편에게 떡 하니 내밀었습니다. ‘3등까지 상금이 주어진다고 하니..그 중 한가지만 선정되어도 좋겠다.....’ 한동안 저는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매불망 발표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죠..하지만, 남편은 아무런 말이 없었습니다. 점점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고...상금에 대한 기대도 사라지며.. 표어에 대한 기억도 잊혀져 갈 즈음.. 평소 절친하게 지내는 남편의 동료에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축하드려요~제수씨! 이번 공모전에서 타 온 상금으로 뭐했어요? 아..! 우리 집사람은 그런 작문 실력도 없고, 정말 부럽네요~” “아니, 상금이라뇨?”...... 그랬습니다..제가 낸 작품 중 하나가 2등으로 선정되면서, 남편이 상금을 받은 모양인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번다더니만..딱 그 짝이더군요.. 그 기쁜 순간에 어찌 이 일등공신, 마누라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을까요? 밀려드는 배신감에 치가 다 떨렸습니다. 남편에게 이 사실을 따져 묻자, 당황한 듯..이내 변명을 늘어놓는데.. 저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었다나요? 제가 쭉~ 몰랐다면, 그래도 이벤트가 계속 진행이 됐을지..의문입니다. 여하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단 그 상금은 모두 제 수중으로 들어왔는데요. 얄밉긴 하지만, 그래도 남편 직장에서 받아온 거니..식사라도 함께 해야겠죠~... 익산시 모현동 정인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