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 방송분

8살, 4살...남매를 둔... 가장입니다.. 제겐 부끄럽기 짝이 없는 지난날이 있습니다. 큰아이가 태어나 13개월 되던 때.... 병원에서 소아간질이라는 판정을 받게 됐습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고, 왜 우리에게 이런 아픔을 주는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죠..... 그리고 참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 사실을 인정하는데 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렸죠.. 그때부터인 것 같네요. 약값, 병원비 등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이 만만치 않더군요.. 그 때문이었을까요? 나름대로 일도 힘들었지만 마음이 더욱 고통스러웠던 저는, 괜시리 아내에게 화내고, 짜증을 부리기 시작했죠.. 저보다도 항상 아이 곁을 지키며 열 배, 스무 배는 더 힘들었을 사람인데 말이죠. 하지만 아내는 묵묵히 아이의 장애를 인정하며, 최선을 다해 간호했습니다. 그런 사람에게..또 아이에게 저는 너무 못된 남편이자.. 아빠였습니다. 그렇게 한해 두 해.....흐르면서 결혼 8년 차가 되었고, 그동안 우리 가정엔 둘째 아이도 태어났죠. 제겐 더욱 큰 아이의 아픔은 보이지 않았습니다..오직, 아내 몫으로만 돌렸죠.. 그러다...결국 잘 버티던 아내가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하늘이 이런 저를 마치 채찍이라도 하듯, 아내는 한참..그렇게 심하게 앓았죠.. 늘 씩씩하고, 쓰러질 줄 모를 것 같았던 아내..... 그때, 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게 됐죠.. 한없이 부끄럽더군요. 너무도 지치고, 야윈 아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 볼 수 없었습니다. 아이 때문에 힘들고, 무심한 남편 때문에...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갔을 아내... 그런 사람을 곁에서 격려해주고 지켜주지는 못할 망정...무관심으로 일관했으니... 이런 사실을 깨닫는 데... 무려 8년이란 시간이 걸렸던거죠. 그 이후,,집안 일도 열심히 돕고 있고..아내와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싫고 힘들기만 했던 집안 일...지금 제겐 가장 행복한 일이 됐네요.. 8년이란 세월을 한결같이 지켜 준 사람.....너무나도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그동안 마음 아프게 했던 그 시간만큼,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서 속죄하며..최선을 다할 겁니다. 오늘은 천사같은 아내의 36번째 생일입니다..축하해주세요... 군산시 미룡동 문성호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