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 방송분

시댁 마을이 재개발이 되면서, 혼자 계신 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왔습니다. 홀 시아버지를 모신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아들이라곤 남편뿐인 데다가 주말마다 왕복 4시간씩 운전하면서 거의 매주 찾아가는 효자 남편을 생각하면 차라리 잘 된 일이라 생각했죠. 일단 아버지께서 오시고 난 뒤, 아이들을 자상하게 돌봐주셨기에 직장 일이 늦게 끝나도 맘 편히 일할 수 있었고..오히려 그런 며느리 건강까지 걱정하며 친딸처럼 배려해 주셨죠. 그렇게 수개월이 지났고, 하루종일 무료하게 보내실 아버지를 생각하며, 가까운 노인정을 소개해 드렸죠.. 처음엔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그곳에서 장기나 바둑... 또는 세상 돌아가는 얘길 나누시며 매우 만족해 하셨습니다.. 헌데....그곳에서 한 여자 분을 만나게 되셨습니다. 처음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는데.. 딸아이가 자꾸만 할아버지한테 여자 친구가 생겼다고 해 눈치를 채게 됐죠. 남편은 10년 넘게 홀로 사셨으니, 이제는 여생을 즐기며 사셔도 되지 않겠냐며 재혼을 찬성했습니다..저도 남편과 크게 생각이 다르지 않았는데...... 헌데... 어느 날, 그 분을 만나 뵙고 난 뒤..큰 실망을 하게 됐습니다. 일단 스무 살 가까운 나이 차에 잠시 대화를 나눠보니,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기보다는 보상금...바로 재산에 더 마음이 가 있는 것 같더군요. 남편도 그걸 느꼈는지, 반대를 했는데요..아버지 마음은 완강한 상태였죠. 시아버지와 남편이 그렇게 의견충돌 보이는 모습은 결혼 10년 만에 처음 봤죠. 그리고 난 뒤, 알게된 더 황당한 사실은 아버지께서 보상금의 일부를 그 여자분께 이미 사업자금으로 빌려주셨다는 겁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두 분을 갈라서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아버지께서는 오히려 당신의 보상금을 우리가 탐내는 거라 오해를 하시더군요. 지금까지 그 돈 없이도 잘 살아왔고, 처음부터 그 돈은 아버지의 노후자금이라 생각해왔는데.. 우리도 큰 충격을 받았죠. 하지만 일단은 평생을 고생하며 살아오신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꼭 그 분과의 더 이상의 진행은 막고 싶습니다... 어찌하면 좋을지....걱정이네요......... 정읍시 연지동 허윤선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