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방송분

어렸을 적부터 항상 말썽만 피우고, 청개구리처럼 말 안 듣던 딸.. 그게 바로 저입니다.. 고3 수험생 시절..무조건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어..만류하는 부모님 뜻을 거스르고 삼류대학에 입학했습니다..단식 투쟁까지 일삼으며..부모님 마음을 아프게 했었죠.. 그 바람에 한 10년은 더 늙어버린 엄마..저는 그때도 엄마의 마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들어온 대학..학업에 열중하기보다는 동아리 활동..학업 외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죠...그 때, 캠퍼스 커플로 만나 3년을 연애한 후 결혼한 남편.. 뭐 그리 바쁘다고 대학 졸업하자마자 결혼하겠다고 나섰는데... 혼수 때문에... 또 한 번 엄마를 힘들게 했습니다..그 뿐만이 아니었죠.. 속도위반을 한 탓에 임신 3개월 째..심한 입덧으로 고생을 해야 했는데.. 속상해하실 부모님 생각은 잊은 채, 저 힘든 것만 토로했습니다.. 결혼 전, 엄마와 하룻밤을 보내는데...못난 딸, 꾸짖고 원망하실 만도 한데.. 그저 너도 자식 낳아 키워보면 알 거라며..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 보여주면 되는 거라 하시더군요.. 사실..그때도 저는 그 의미를 잘 모르는 철부지였죠.. 그렇게 하루하루 아이가 건강히 태어나기만을 기다리던 중...출산예정일을 2주 앞두고 갑자기 양수가 터졌습니다..위험한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순간 얼마나 당황했는지...엄마를 붙잡고 엉엉 울었죠.. 그때, 괜찮을 거라며 꽉 잡아주시던 엄마의 손..그 따스함을 지금도 저는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진통한 후..예쁜 딸아이를 낳았죠.. 고통을 이겨낸 후, 아이를 본 순간.. 그제서야 엄마 마음을 알겠더군요.. 함께 눈물 흘리며 맘 졸이셨을 엄마....“고생했다..”며 저를 꼭 안아주시는데...그 동안 속 썩인 일만 떠올라 가슴이 저렸습니다.. 이후, 엄마가 해주시는 산후조리까지 잘 받고....이제 혼자서 아일 보고 있는데요.. "꼭 너 같은 아이 낳아 키워 봐라..." 늘 옛 어른들 하시는 말씀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울고 보채는 아이 계속 안고 있으려니, 허리, 팔, 어깨..어디 한 군데, 아프지 않은 곳이 없네요.. 평생을 자식 위해 사신 우리네 부모님....정말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진정 자식을 낳아보니 알겠네요.. 엄마! 사랑해요.... 전주 서신동 양세경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