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때문에 사무실에 홀로 남아 일을 하던 중 "휴~"하고 한숨이 났습니다.
결혼날짜가 바로.. 코앞인데 늦은 밤까지 남아서 일만 하다 보니
갑자기 자신이 처량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죠..
사실, 저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혼자서 이것저것 챙기고 준비하느라 애쓰는
예비신부에게 미안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얼마 뒤, 결혼하게 될 직장 여직원이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 직원 신랑 될 사람은 현재 외국에 있기에 혼수며, 결혼 준비..모두 혼자 해야 하는데..
늘 혼자 다니다 보니..오죽하면 점원들이 대체 신랑 될 사람은 뭘하길래..
단 한번도 함께 오지 않느냐며.. 안쓰러운 듯한 표정을 짓더라는 겁니다.
그 순간, 느낀 씁쓸함..‘결혼은 뭐, 나 혼자 하는 건가!!!’ 하며 예비신랑에게 심통이 났다는데.....
그 동료를 위로해주면서..슬며시 우리 상황이 빗대어졌습니다.
사실, 저는 옆에 있으면서도 늘 여자친구 혼자 챙기게 하고...쇼핑 한 번 제대로 못해줬죠.
그래서 이참에 그동안 실추된 점수라도 만회해볼 생각에 전화로 애교를 부려 봤습니다.
헌데...의외로 반응이 신통 칠 않더군요..
오히려 자기에게 뭐 죄진 거 있느냐며... 수상하다는 식의 오해만 살뿐이었죠.
여자친구는 이미 이런 생활에 너무도 익숙해져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상외의 반응에 의기소침해진 제게, 그녀가 전화를 끊으면서 쐐기를 박던 한마디...
"자긴, 돈이나 많이 벌어오면 돼..!"
‘그래... 돈 많이 벌어야지... 나는 열심히 일이나 하자.....!!!’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면서도..갑자기 일 하기가 싫어지더군요..
‘이 여자가 벌써부터 돈벌어 오라고 바가지 긁는 건가?’ ...
예전엔 애교도 많고..이성보다는 감성적인 면이 훨씬 앞서던 여자였는데...
‘벌써부터 현실에 눈을 뜬 걸까?, 아니면 부부는 닮아 간다고...재미없고,
일밖에 모르는 무뚝뚝한 내 성격을 벌써 닮아가고 있는 건가?’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여하튼, 또순이처럼 혼자서도 준비 잘 하고 있는 우리 예비신부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하며..
예쁘게 잘 살 수 있도록 결혼 미리 축하 부탁드립니다...
전주시 금암동 장성욱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