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방송분

결혼 8년 차... 8살 딸아이와 3살 아들을 둔 주부입니다... 엊그제 딸아이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를 데리고 왔길래..간식을 챙겨줬죠.. 자기들끼리 학교생활..친구들 얘기하며 조잘조잘 대는데...청소를 하고 있었지만, 자꾸만 귀가 쏠리더군요..각자 좋아하는 남자친구들 얘길 하며.. 행복해 하는 표정...벌써 이성에 눈을 떴나 싶은 게..웃음이 나더군요.. 헌데 갑자기, 딸아이가 대뜸.... “엄마는 왜 남자친구가 없어?” 하고 묻는 겁니다.. “엄마는 아빠가 남자친구잖아..”했죠....그랬더니 딸아이가 이상하다는 듯.. “그런데 왜 엄마는 아빠랑 안 친해?” 하고 묻더군요.. 옆에 있던 딸아이 친구는 자기네 엄마, 아빠는 엄청 친하게 지낸다며 한마디 거들었습니다. 순간 저는 아무 말도 못하고..멍해졌죠. 왜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친하지 않은 부부처럼 보였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수많은 감정들이 복잡하게 밀려오더군요.. 우리부부, 알콩달콩은 아니지만..그렇다고 사이가 나빠 보일 정도는 아니라 생각했는데.. 아이 눈에는 그렇게 비춰졌나 봅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딸에게.... “왜 엄마, 아빠가 안 친해 보여?” 하고 묻자.... 거침없이 대답을 하더군요...잘 웃지 않고...우리가 늘 큰소리로 말하고, 대답한다는 것..... 그에 반해 딸아이의 친구, 부모는 소문난 잉꼬부부입니다.. 매일 나란히 운동, 산책을 즐기고..가끔 영화 데이트까지... 서로를 세심하게 챙겨주는데.. 그 결혼 연차에 어쩜 저렇게 다정할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죠. 그러고 보니 우리부부는..참 재미없게 살고 있구나...왜 우리가 이렇게 되었을까? 하고 반성하게 되더군요... 사실...모두 우리 가족을 위한 일이었지만, 늘 일 때문에 바쁜 남편에게 불만이었고.. 그래서 항상 피곤하다는 말이 입에 붙은 남편이 싫었고.. 늘 아내와 아이들보다는..시댁과 친구들에게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아..남편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먼저 다정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 적이 없었던 것 같네요.. 헌데..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이제부터는 스스로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우리도 모르고 지내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또 반성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네요.... 그 날 밤..참으로 오랜만에 남편과 많은 얘길 나눴습니다. 그리고 앞으론 좀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사랑하며 살자고, 두 손 꼭 잡고 다짐했습니다.. 익산 모현동 백주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