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이 넘었는데도..우리 집엔 아이 울음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제가 몸이 좋지 못한 편이었는데...아이가 쉽게 생기지 않더군요.
그래서 늘 무거운 책임감과 죄책감이 제 어깨를 짓눌렀죠..
주변 친척이나 친구들... "아직도 좋은 소식 없어?" 인사말이 될 정도였지만,
서서히 시간이 흐르면서....그 인사도 미안했던지 제 눈치만 살피게 되더군요...
그저 "곧 좋은 소식 있을 거야~"하며 위로를 해줬지만, 우울한 마음..다스려지지 않더군요.
그러다 결국 남편과 상의 끝에 아기를 입양하기로 결정했죠..
헌데..문제는 시부모님...어머니께서는 이게 무슨 소리냐며...
말도 안 되는 대리모 제안을 했고, 제 가슴을 후벼파시더군요...
그러던 중.. 올 봄, 몇년동안 꽃도 안 피고 베란다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군자란에
꽃봉오리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환한 꽃을 피워냈죠.
얼마나 예쁘고 대견해 보이던지..물도 더 자주 주고, 잎도 정성스레 닦아줬죠..
남편도 신기해하더군요...헌데 한순간, 예쁘게 꽃을 피운 군자란과 제 자신이 비교가 되더군요.. .
몇년동안 빛이 없던 군자란도 꽃을 피우는데,
'난 뭘 하고 있는 걸까? 저 식물보다 못한 존재란 말인가?'
하는 생각에 목놓아 울었죠...
그리고 진정 신이 존재한다면, 제게도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간절히 빌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일주일 뒤...심한 감기로 병원을 찾게 됐는데...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됐죠...바로 임신...!! 얼마나 당황스럽고, 또 감격스러웠는지.....
산부인과에서 임신 3주를 확인 할 수 있었죠...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그 군자란이 어떤 암시를 준 건 아니었는지....
그로부터 참으로 행복한 9개월을 보냈습니다.....
요즘은 다음달 태어날 아기를 위해, 꼼꼼히 출산 준비를 하고 있죠.
누구보다 기뻐하며 매일 밤..일찍 귀가해 동화책 읽어주고,
맛있는 음식 직접 만들어 준 남편..
어떤 이들에게는 아주 평범했던 일상...'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습니다. 앞으로도 이 평범함 속에서 소박한 행복을 찾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아직 아기가 없어서 걱정이 많은 분들..힘내시구요~ 제 행복 바이러스 골고루 나눠 드리겠습니다~
전주시 평화동 오인경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