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년 전.. 나이 서른에...
주위에선 결혼 걱정을 했지만, 저는 한창 일에 빠져 지내고 있을 때였죠...
그러던 어느 날...여고동창이자 친했던 친구로부터 오랜만에 연락이 왔습니다..
약혼하게 됐다며..자기 남자친구를 소개 시켜주고 싶다는 것이었죠..
드디어 약속한 주말이 왔고, 조용한 한정식 집에서 만남을 갖게 됐죠....
‘뭐 상견례도 아닌데, 이렇게 조용하고 격식 있는 곳으로 정했나!!’ 싶은 게 왠지 어색하더군요..
하지만 자연스레 분위기는 무르 익어갔죠...
헌데, 자꾸만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게.....그 약혼남, 제게 보내는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고나 할까요?
처음 인사할 때부터 제 머리부터 발끝까지 유심히 살피더니..
힐끔힐끔 날리는 미소까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습니다.
뭐, 학창시절부터 제가 공주병이 좀 있긴 했지만..예감이 빗나간 적은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그 예감이 제발 빗나가길 바라며..애써 시선을 피했죠.
그런데, 그 약혼남.. 한 술 더 떠, 제게 직접적으로 질문을 하더군요..
“저.....왜 아직도 애인이 없으세요? 너무 미인이시라 솔로란 게 믿겨지지 않네요.. 하하하~
" 저, 혹시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 있으세요?...... 취미는요??"
그 약혼 남의 질문 공세...정말 친구 보기 민망하고, 난처하더군요..
잠시 뒤...친구가 자릴 비우게 됐고...계속 노골적인 눈빛을 보내는 약혼남에게 퉁명하게 물었죠..
“자꾸 왜 이러세요? 저 친구랑 결혼할 거 맞죠?” 했더니..
그 남자 왈... " 아~ 그렇긴 한데, 우리 결혼에 장애가 되는 한 사람이 있어서요...~~" 하더군요...
‘뭐야..나를 지칭하는 건가?..’ 깜짝 놀라는 순간, 친구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고, 얼굴만 울그락 불그락 하고 있던 순간..
친구가 먼저 얘길 꺼내더군요..
사실,, 약혼남에겐 두 살 위, 솔로인 형님이 하나 있는데....집안 어른들이 워낙 보수적이라
순서를 어기고 절대 결혼할 수 없다는 엄명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러던 중, 제가 떠올랐고..약혼 남은 처음부터 저를 형수 감으로 훓어 본 것이었죠...
그때의 민망함이란 어떤 말로도 설명이 안되더군요....
6년이 지난 지금.... 저는 그 남자의 형수, 친구의 동서가 되어있구요..
지금도 가끔 시동생 내외가 6년 전, 그 한정식 집에서의 추억을 꺼내 놓으면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어진답니다....
오늘은 그렇게 인연이 된 우리 부부, 결혼 기념일입니다..축하해주세요~~
정읍시 장명동 장희원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