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째....어느덧 집안 일을 맡게 된지도 1년이 다 되어갑니다..
다니던 직장이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들어하고 있을 때...
아내는 제게 선뜻, 그동안 열심히 일해 왔으니.. 천천히 쉬면서 생각해 보라 하더군요.
쉽지 않은 결정일텐데...얼마간은 아내 말대로 여유를 갖고...다른 직장을 구해보려 노력했죠..
아내 혼자 벌어 생활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그런 대로 또 생활에 맞추게 되더군요.
처음에는 집에 있어도 바쁜 아내를 대신해 설거지는커녕, 청소기 한번 돌리지 않았고..
하루종일 인터넷 검색에,, 아니면 TV를 보며 지냈죠..
헌데..어느 날부터인가 홀몸도 아닌 아내가 일에 지쳐 퇴근해
빨래와 청소..식사까지 힘들게 준비하는 걸 보며 안쓰러운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다음날부터 슬슬 집안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서툴기만 했던 일들...학창시절, 자취를 해 본 경험이 있어 그런지..
크게 어렵지는 않더군요..다만, 남자가 집안 일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자격지심을 느끼게 했죠.
물론 아내도 처음엔 좀 당황하며..못하게 하더니..아무래도 제가 도와주는 게 좀 수월했던지,
어느 덧..이 생활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아내가 출산을 하면서 가족은 셋으로 늘어나게 됐죠.
그 과정에서 빨리 직장을 구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더 커졌지만,
역시나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늘 제가 편안히 생각할 수 있도록,
언제든 기회는 올 거라며......... 오히려 용기를 북돋아 줬죠..
그렇게 이 생활이 자연스레 익숙해져 가고 있을 즈음....얼마 전, 이력서를 낸 회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무엇보다 기뻐하는 건 바로 아내..
표현은 잘 안했지만, 그동안 걱정을 많이 해 온 모양입니다...
어김없이 아침 7시에 쌀을 앉히고, 아내가 좋아하는 고등어 구이에
또 아이에게 우유 병을 쥐어주던 이 생활에도 곧 변화가 오겠죠.....
그동안 직장생활만 할 때는 집에서 살림하는 여자들이 편하게만 보였는데요..
이젠 아닙니다...전업 주부들의 힘겨움을 절실히 깨닫게 해 준, 귀한 시간들....
이런 기회가 또 올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열심히 아내를 도와줘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전주시 효자동 이성윤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