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방송분

오늘은 우리 부부의 결혼 5주년 기념일..아내와의 첫 만남은 바로 제가 일했던 서점에서였습니다.. 저는 당시, 정말 책이 좋아..그 곳에서 일을 했는데...그때 나이 스물 여덟! 책과는 그리 가깝게 지내지 않던 친구들은 저를 경이로운 눈빛으로 바라볼 정도였죠. 그러나 저는 평소보고 싶었던...또는 새로 나온 책들을 맘껏 볼 수 있다는 게, 또 하나의 기쁨으로 다가왔죠.... 그러던 중...어느 날부터인가 한 여성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은 꼭 들르던 그 아가씨.... 근처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음을, 오래지 않아 알아 낼 수 있었죠. 시간이 흐를수록 차분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책 값을 지불하는 그녀의 손과 우연히 닿게 됐는데.. 무슨 전기에라도 감전이 된 듯 한 게...스물 여덟, 끓는 청춘의 마음을 걷잡을 수 없게 했습니다... 하지만 수줍음 많은 저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렇게 5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헌데...도저히 마음을 감출 수 없더군요..그래서, 결정을 내린 게 바로 책을 통한 고백.... 제가 제일 좋아하는 책에, 마음의 편지를 담아...그녀에게 전하기로 했죠.. 그리고 며칠 뒤...대답 대신, 그녀 역시 자기가 제일 좋아한다는 책을 제게 선물 했는데요... 이후, 수줍게 시작된 우리 만남은 3년이란 연애기간을 갖게 했고, 결혼의 결실까지 맺게 됐습니다... 지금 저는 책과는 무관한 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인연을 맺어준 책들과 영원히 함께 할거라는 다짐처럼, 집안의 반은 수많은 서적들로 채워줬답니다... 물론 어린 아들 역시도 부모 영향인지, 책 보는 걸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우리 가족은 한 달에 최소 4권의 책은 반드시 읽고 있죠... 또 책을 통해 더 많은 지식을 쌓고, 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접하고 있답니다. 요즘 한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인터넷 서점이 성업하면서 자꾸만 동네 작은 서점들이 문을 닫는다는 것인데요.. 하루종일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던 추억들이 자꾸만 사라지고.. 현실은 너무 각박해져만 가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많은 분들이 이 가을... 책 한 권 읽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꼭 한 번, 가져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익산 남중동 최성욱님..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