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큰아버님 댁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왔습니다..
워낙 대가족이다보니, 사촌형님, 누이들까지 모두 모이면.....
50여명은 족히 되죠..그러다보니, 아이들은 무조건 이유없이 밖에 나가 놀아야 하구요..
식사는 차례대로 하고,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죠..
뭐 그렇게 많은 인원이 그 나름대로의 질서를 지켜가며 명절을 보낸지도 언 20년이 되어가니
사람 많아 문제가 생길 것은 없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많은만큼, 직업 또한 다양했는데..
특히 영업직이 많았죠...보험, 자동차, 정수기, 책, 화장품 등등...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로 필요한걸 사고 팔아서 도움이 되기는 했는데요.
문제는 우리 아내....
아내는 완전 국가공인 ‘팔랑귀’였습니다... 그러니까 누가 좋은 것이 있다고 하면
무조건 사거나 계약하고 보는 것이지요.
둘째 형수님이 좋다는 아이들 책 전집류며, 셋째형님이 하시는 보험...
사촌 형님이 하시는 정수기 구입...처가에 하나 보내드린다는 것이었죠.
뭐 여기까진 기본입니다..
정말 황당한 건 이미 들어있는 자동차보험까지 하나를 더 들겠다는 겁니다.
뭐 자동차가 사람도 아니고, 자동차보험 두개 드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보험은 두개 들면 안되냐는 둥,
답답한 소리를 해대더군요.
어서 서둘러 오지 않았다면, 아마 아내는 더 큰 일을 냈을지도 모릅니다..
서로 돕고 사는 것..좋은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아내처럼..귀가 얇아 필요치도 않은 걸
사대니..가족들 만나는 명절이 두렵기만 하네요..
아내를 보면 예전 어릴 때 읽었던 코끼리 담보의 담요만한 귀가 자꾸 생각납니다...
어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