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서른 여섯!
그야말로 꽉 차고도 넘치는 나이가 바로 큰언니의 올해 나이입니다.
우리 집은 딸만 셋인데요. 서른 넷인 작은언니는 이미 결혼 4년 차 아이엄마이고..
저는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맏딸인 언니가 결혼을 안하고 있으니, 부모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시죠.
사실 우리 가족 중 그 누구도 큰언니가 이 나이가 되도록,
결혼을 안하고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죠..
세 딸 중 가장 예쁘고, 학창시절 공부까지 잘했던 언니..
늘 똑똑하고 야무져, 부모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랐죠.
그런데 대학을 졸업한 후 취업을 하더니 독립을 한 언니는
일하면서, 대학원 공부에, 또 유일한 취미인 여행을 즐기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변변한 연애한번 못하고 살았던 거죠.
그동안은 이성에 별 관심도 보이지 않더니....
친구들 하나 둘 결혼하고 나니...이제야 새삼 외로운 가 봅니다..
며칠 전, 모처럼 안부전화를 했더니.. 여행지 검색을 하고 있다더군요.
"또 여행 가? 언제 가는데?" .........물어보니 추석연휴에 가려고 한답니다..
예전엔 명절에 친척들 모이면, 언니에 대한 칭찬이 자자 했는데..
그래서 한 때는 질투도 했었죠..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언니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연휴 내내 친척들의 입에서 떠나질 않으니, 그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나 봅니다.
아무리 화려한 싱글을 자청해도, 나이 들어가면서 혼자인 모습이
어른들께는 썩 좋아 보이지 않은 거죠..
그런데 그런 언니 생각을 하니, 갑자기 미안한 생각이 들더군요.
결혼 준비하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단꿈에 젖어 있느라... 그간 언니에게 소홀했던게 사실이거든요.
힘들 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게 바로 큰언니였는데........
그래서 형 만한 아우 없다고들 하나 봅니다..
골드미스 큰언니가 이번 여행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도 확 풀고,
여행지에서 좋은 인연까지 만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곧 멋진 형부 감이 나타날 거라 믿으며..언니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네요..
전주시 평화동 서영지씨
사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