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방송분

"아빠가 달려 올 수 없을 땐.. 이제 이 호루라기를 불어라~ " 세상을 떠나시기 6개월 전... 아빠는 제게 호루라기 하나를 건네 주셨습니다. 지병으로 한참을 고생하셨고, 떠나시기 몇 개월 전에는 걷는 것조차 힘이 들었는데.. 당신이 이제 딸을 제대로 지켜줄 수 없으리라 생각하시고는 어디선가 호루라기를 구해 오신거죠... " 아빠 이거는 뭐하게? " "응~ 우리 이쁜 공주님.. 집에 오는 동안 누가 훔쳐가기라도 하면 어쩌냐..? 만약 위험한 상황이 오면, 이 호루라기를 불어..그럼 아빠가 어떻게 해서라도 달려나갈게...." 하시며 제 손에 꼭 쥐어주신 호루라기... 그렇게 저는 아무 말도 못하고, 호루라기를 쥔 아버지 손을 꼭 잡은 채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죠. 학창시절..늘 바빴던 아빠..늦은 밤까지 공부하는 딸을 위해 마중 한 번 제대로 나와주지 못했다며..늘 마음 아파하시더니.. 제가 직장을 잡은 후..건강상의 문제로 많은 일을 하실 수 없었던 아버지는 늘 버스 정류장에 나와 저를 기다리는 낙으로 사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비가 오면 우산을 들고, 또 무더운 날엔 아이스크림을 사들고는 제가 오기만을 기다리셨죠.. 그런데 그런 행복한 날들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이제는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려 주는..... 또 밤늦게 온다고 꾸지람을 하는...그런 아버지는 곁에 없습니다. 문득 서랍 정리를 하다, 1년 전.. 아버지께서 제 손에 꼭 쥐어 주시던 호루라기를 발견했습니다... 아빠의 냄새가... 아빠의 흔적이... 아빠의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지더군요. 아빠가 떠나시고 나니, 그 그늘이... 얼마나 컸는지 이제야 좀 알 것 같네요. 그리고 이제 좀 철이 들었다 싶으면...부모님은 우리 곁에서 떠날 준비를 하신다는 것도 이제야 깨닫게 됐죠.. 엄마께 더욱 효도해야겠습니다... 정읍 수성동 양미주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