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방송분

일주일 다닌 회사...결국 때려치우고 나왔습니다... 그런데..막상 나와보니, 막막해지더군요. 늦둥이다 보니 연세가 많은 부모님.. 그 분들께 생활비를 드리지는 못할지언정, 짐이 될 수는 없었죠. 그 후...부모님께는 말씀도 못 드리고, 늘 출근하듯이 집을 나섰습니다. 다행히 혼자 사는 친구의 작은 원룸에 머물 수 있었죠.. 친구가 출근하고 난 빈집에서 이력서도 쓰고, 얹혀 있는게 미안해 청소도 좀 해주고, 식사는 라면으로 대신했죠. 가끔 창 밖을 바라보며 한숨도 지어보고... 케이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참 하루는 길더군요. 그런데..처음엔 여느 때나 다름없이 단장을 하고 출근하는 척 하다가,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대충대충 하게 되더군요. 엄마도 그런 제 모습이 느껴지셨는지... “얘가 갈수록 왜이리 부스스 해?" 갑자기 뜨끔해지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집에서 라면 하나 끓여놓고 겨우 점심식사를 때우려는데.. 집에서 전화가 왔죠.. "너, 어디니? 빨리 집에 와서 밥이나 먹어...." 눈치 100단 엄마의 굵고 짧은 한마디! 알고 보니 제가 휴대전화를 두고 라면을 사러 나간 사이, 면접소식을 알리는 어느 회사에서, 연락이 안 된다며 집으로 전화를 한거죠... 거짓말로 속일수도 있었지만, 더 이상은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엄마 미안해요...." 힘없이 집으로 들어갔는데... 제가.. 좋아하는... 오징어 불고기가 떡 하니 식탁에 올라와 있더군요. 그동안 뭐 하러 밖에서 고생했냐며 어깨를 툭 치시는 아빠.....눈물이 났습니다. 서러운 백조신세.....그래도 저를 이해해주시는 고마운 부모님이 계시니.. 울고 있어도 또 웃음이 났습니다. 부모님의 격려가 있는 한, 앞으로 못할 일도 없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전주 평화동 윤미정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