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방송분

둘째 딸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서 몸조리를 한 후, 2주만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둘째를 갖고 나서부터 저의 걱정은 예민한 다섯 살배기 큰아이를 전에 비해 많이 챙겨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죠. 주위 엄마들 경험으로는, 둘째 아이를 낳은 후.. 큰아이는 엄마 곁에 가까이 오려고 하지도 않을 뿐더러, 동생을 떠밀거나 꼬집어 울린다는데... 저도 그게 걱정 돼, 집에 올 때 일부러 둘째 아이를 남편에게 안게 하고...저는 큰아이 눈치만 살폈죠. 갑자기 상황이 변하면, 아이의 성격이 비뚤어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들은 딸아이를 보더니 “예쁘다~~” 하며 감탄사를 연발하고, 볼과 발에 입을 맞추는 것입니다. '그래, 이 녀석....참 정이 많은 아이였지? ' 한결 마음이 놓였습니다.. 하지만, 더욱 신경을 써야지 했다가도... 아무래도 이제 갓 태어난 아이에게 더 많이 손이 가는 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는데요.. 엊그제 밤..둘째를 조심조심 목욕시키고 남편과 아이 배꼽을 소독시키고 있는데, 아차! 싶은게....있어야 할 아들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 소외감을 느껴 어딘가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건 아닌지... 뜨끔한 생각이 들었죠. '어디 갔지?' 이름을 부르니, 바로 큰아이가 대답하더군요..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 욕실로 향한 저는 깜짝 놀라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글쎄, 딸아이가 목욕했던 통을 수세미로 닦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세수도 제대로 혼자 못해, 제가 꼭 씻겨 줘야했던 아이인데 말이죠. 부쩍 자란 것 같은 아들...지금 이런 행동이 일시적일지라도 얼마나 뿌듯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더군요. 그런 아이를 꼭 안아줬더니, 이마에 땀이 흥건했습니다... 저는 지원병이 생겼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든든해졌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익산 송학동 임은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