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방송분

지난 주말.. 남편 친구들과 함께 1박 2일로 안면도에 다녀왔습니다. 부부동반으로 여섯 친구들이 함께 했는데..아이들까지 함께 하고 보니, 스무 명이 훌쩍 넘더군요.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여자들은 식사준비...남자들은 게임이 시작됐는데.. 그 중에도 틈틈이 자기 아내를 챙기는 남편들... 무거운 짐이라도 옮기고 있으면 얼른 달려와 날라주고, 또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옆에 서서 헹궈주기라도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 집 남편! 고스톱에 푹 빠져 있더군요.. 더구나 틈만 나면, "여보!! 여기 오징어 좀~!!.", “아, 술이 없네~~!!” 하더군요. 심지어 제가 무거운 통을 들어 옮기는데, 그 모습이 안되어 보였는지.. 친구 하나가 "무거운데.. 주세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하더군요.. 헌데..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도와주지는 못할 지언정.. "야! 나둬~!! 집에서는 쌀 한 가마니는 거뜬히 옮긴다.. 저 팔뚝 봐~ 나보다 힘이 더 쎄 다니까.... 염려말고 얼른 와서 한 잔 받아라" 이러는 게 아닙니까? 정말 화나더군요. 자기가 도와주면 제가 왜 쌀가마니를 옮기겠습니까? 가끔 집안 일 하나 부탁하면, "알았어... 주말에 꼭 해 줄게~~" 하다가 막상 주말이 되면, "모임이 있어서.....~" 하면서 쏙 빠지기 일쑤죠... 그러다 보니 쌀도 제가 옮기고, 심지어는 가구며, 아이들 책상까지 저 혼자 옮기고, 전등도 제가 교체하고 있죠.. 나도 한때는 코스모스처럼 하늘거리는 가늘고, 예쁜 여자였는데.. 자기 만나서 이렇게 격투기 선수 된 것도 모르고... 여하튼 너무하다 싶은 게 섭섭한 감정뿐이더군요... 아무리 힘이 좀 세기로서니, 친구들 앞에서 아내를 천하장사 취급하다니... 남편 체면도 있어, 그땐 꾹 참고 눌렀지만.. 집에 돌아오는 내내 서운함을 쏟아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랬더니 미안하다며...워낙에 제 성격이 좋아 농담한 거라나요? 이제 와서 물릴 수도 없고, A/S 신청도 안 되는데....우리 남편 어떻게 요리가 안될까요? 전주 삼천동 양주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