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남편 친구들과 함께 1박 2일로 안면도에 다녀왔습니다.
부부동반으로 여섯 친구들이 함께 했는데..아이들까지 함께 하고 보니,
스무 명이 훌쩍 넘더군요.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여자들은 식사준비...남자들은 게임이 시작됐는데..
그 중에도 틈틈이 자기 아내를 챙기는 남편들...
무거운 짐이라도 옮기고 있으면 얼른 달려와 날라주고,
또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옆에 서서 헹궈주기라도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 집 남편! 고스톱에 푹 빠져 있더군요..
더구나 틈만 나면, "여보!! 여기 오징어 좀~!!.", “아, 술이 없네~~!!” 하더군요.
심지어 제가 무거운 통을 들어 옮기는데, 그 모습이 안되어 보였는지..
친구 하나가 "무거운데.. 주세요. 제가 들어드릴게요" 하더군요..
헌데..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편..도와주지는 못할 지언정..
"야! 나둬~!! 집에서는 쌀 한 가마니는 거뜬히 옮긴다..
저 팔뚝 봐~ 나보다 힘이 더 쎄 다니까.... 염려말고 얼른 와서 한 잔 받아라"
이러는 게 아닙니까? 정말 화나더군요.
자기가 도와주면 제가 왜 쌀가마니를 옮기겠습니까?
가끔 집안 일 하나 부탁하면, "알았어... 주말에 꼭 해 줄게~~"
하다가 막상 주말이 되면, "모임이 있어서.....~" 하면서 쏙 빠지기 일쑤죠...
그러다 보니 쌀도 제가 옮기고, 심지어는 가구며, 아이들 책상까지 저 혼자 옮기고,
전등도 제가 교체하고 있죠..
나도 한때는 코스모스처럼 하늘거리는 가늘고, 예쁜 여자였는데..
자기 만나서 이렇게 격투기 선수 된 것도 모르고...
여하튼 너무하다 싶은 게 섭섭한 감정뿐이더군요...
아무리 힘이 좀 세기로서니, 친구들 앞에서 아내를 천하장사 취급하다니...
남편 체면도 있어, 그땐 꾹 참고 눌렀지만..
집에 돌아오는 내내 서운함을 쏟아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랬더니 미안하다며...워낙에 제 성격이 좋아 농담한 거라나요?
이제 와서 물릴 수도 없고, A/S 신청도 안 되는데....우리 남편 어떻게 요리가 안될까요?
전주 삼천동 양주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