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 방송분

어제 오후, 들뜬 목소리의 남편 전화를 받았습니다. “여보! 나, 9월부터 집 근처에서 근무하게 될 것 같아..” “그래?........정말?..... 잘됐네~~~” 결혼 28년차, 중년 부부...우리는 주말부부로 10년을 넘게 지냈습니다.. 오가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다, 일이 많아.. 2주 이상 집에 오지 못할 때도 많았던 지난 시간... 그렇기에...얼마나 기다렸던 말인지.. 또 얼마나 듣고 싶었던 말인지 알면서도.....전화를 끊고 나니, 오로지 기쁘지만은 않더군요. 뭔가가 무겁게 다가오는게..이 불량한 심보는 뭔지.. 그동안 혼자서, 제대로 챙겨먹지도 못하는 남편을 생각하며 얼마나 안쓰러웠는지 모릅니다.. 한편으론 과부도 아니고, 늘 모든 일을 혼자 다니며 처리해야했던 자신이 처량해 괜히 남편을 원망한 적도 많았죠.. 하지만, 가족을 위해 애쓰는 남편을 생각하면 그런 투정도 사치라 생각했습니다.. 그랬던 나인데...막상 집 근처로 발령을 받았다니, 덜컥 겁부터 나더군요.. 그동안 혼자 살아오다 보니, 그 생활에 나름대로 익숙해진 거죠.. 사실, 그동안 남편 부재 덕에 너무도 편히 지낸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땐 남편 귀가 시간에만 촉각을 곤두세우며 살았는데.. 아이들도 이젠 자기 앞가림하고..저 또한 친구들 만나 바깥모임, 사회활동 하다보니.. 세상엔 배울 것도, 관심거리도 참 많더군요.. 그런데 혹 이런 자유가 사라지진 않을까...솔직히 반가운 이면에, 걱정이 앞서는게.. 이런 제 이기심... 한없이 남편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남편이 오면, 젊은 사람들처럼 함께 장도 보고... 심야극장에도 가봐야겠습니다 또 정성스럽게 와이셔츠도 다리고, 신혼 때처럼 아침마다 출근 배웅도 할겁니다... 제 2의 신혼 계획을 잘 짜봐야겠습니다.. 충남 보령에서 김해윤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