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방송분

직장에 다니는 엄마의 입장에서 방학은 늘 아이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방학이 시작되면서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에게 학원 한 군데를 더 다니면 어떻겠냐고 물었더니, “방학엔 많이 놀고, 경험해야 나중에 더 공부할 맛이 나지 않을까요?” 제법 어른스러운 말을 하는데..더 이상 권할 수 없었죠.. 아들만 집에 남겨질 경우, 하루종일 집에서 티비나 보고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지내는 건 아닐까..... 걱정스런 마음에 했던 말인데.. 미안해하는 엄마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마디 툭 내뱉은 아들녀석의 말이 계속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방학을 보내고 있는 아들.. 그런데 엊그제 아침, 아들이 친구들과 함께 수영장에 다녀와도 되겠느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아직 친구들끼리만 가는 건 위험하다며..제가 휴가를 얻을 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죠.... 솔직히 휴가가 있을지..또 언제일지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그런데..제 딴에는 속이 상했는지....남들은 방학이라고 바다로, 계곡으로 놀러가는데.. 우린 이게 뭐냐며.. 울음을 터트리더군요. 정말 한참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내심 미안한 마음과는 달리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며, 아이를 혼내놓고...직장에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죠. 어린 마음에 주위 친구들이 다 간다고 생각하는 휴가를 우린 왜 못 가는지.. 화가 났던 모양입니다. 물론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올 수 있겠죠. 하지만 비용도 만만찮은데다.. 주말, 휴일 없이 일하는 남편을 생각하면 하루 시간을 내는 일도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죠. 그래서 결국 아들에게 친구들과 가까운 수영장에 다녀올 것을 허락해줬죠. 함께 가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제 마음을 담아 아이들의 도시락을 맛있게 싸 주려구요. 늘 미안하고 애틋한 엄마의 마음을 담아 김밥이라도 싸 들려주면 아들녀석 마음이 조금은 풀어지지 않을까요? 아직 한 달이나 남은 방학..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여행 계획도 한 번 세워 볼 예정입니다. 아들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방학 선물을 해 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