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가 되면, 결혼 전 컴퓨터 학원 강사로 근무할 때 일이 떠오릅니다.
국가 기술 자격증 시험 때문에 주말마다 아이들 보충수업 해주랴,
시험 보는데 따라가 뒤치다꺼리하랴...
맘 편히 주말을 즐길 여유가 없었죠..
그러니 여름휴가가 얼마나 기다려졌겠습니까~!!
아이들 방학 날짜에 맞춰 닷새라는 짧지 않는 휴가를 얻을 수 있었죠..
저는 엄마가 기다리시는 시골집에 간다는 마음에 며칠 전부터
무척 들떠 있었고, 드디어 집에 도착했죠..
아침 일찍 출근하지 않아도, 또 수업 준비하느라 머리 쓰지 않아도 되었고...
게다가 찐 옥수수며, 감자, 삼계탕까지......
가만히 누워 있어도 엄마가 다 알아서 척척 챙겨주시니, 정말 무릉도원이 따로 없더군요.
그렇게 뒹굴며 아쉽기만 한 닷새를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죠.....그런데....
아.....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땀흘리며 시험준비하고, 아이스크림까지 사 먹여가며 공부 시켰는데.....
아이들이 시험을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필이면 원서접수가 휴가철하고 딱 맞아 떨어져 접수를 하지 못했던 것이죠.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젊은 원장님까지 휴가 생각만 했는지......
서로 신경을 쓰지 못했죠..
결국 학부모님들 찾아와 한바탕 난리가 났고,
원장님과 저는 손이 발이 되도록 사죄를 할 수밖에 없었죠.
학생들의 한달 분 수강료는 물론 돌려줘야 했지만, 얼마 간 더 차분히 시험을 준비해서인지
다음 시험에는 다행히도 아이들 모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이맘때가 되면 떠오르는 아찔했던 그 사건...
그때 그 노총각 원장님은 결혼 하셨는지..6년이 지난 지금 저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있구요...
이번 여름에도 아이들과 함께 엄마가 계신 시골집으로 향할 건데요...이젠 신선놀음해도 되겠죠~!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시 서신동 이순애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