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방송분

절친하던 여고동창생이 천만원을 빌려달라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3년 동안 먹고싶은 것, 사고 싶은 것... 유혹 뿌리치며 부었던 적금이었습니다. 만기 된 그 돈을 찾으며, 너무 감격해 눈물이 나기까지 했죠. 그런데..그 돈을 빌려달라는 친구의 말에 갈등이 생겼습니다. 남편 몰래 힘겹게 모은 돈.. 기쁜 나머지 별 생각 없이 자랑했는데..... 그 자리에서 빌려달라고 할 줄이야... 딱 두 달만 쓰고 그대로 돌려주겠다...아니 이자 10%를 더해 주겠다고 하니.. 친구도 돕고, 100만원 이자도 받고..단순히, 크게 나쁘진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게다가...그 동안 내색하지 않아 잘 몰랐는데..사정이 너무 딱하더군요.. 그래서 큰 맘 먹고 빌려줬습니다.. 헌데..그 이후, 친구는 연락이 없습니다.. 많이 참았죠... 불길한 생각이 들 적마다 고개를 내저었습니다.. 연락이 안되는 친구 때문에, 몇 날 며칠을 끙끙 앓고 누워있기도 했죠.. 그런데...정확하게 1년이 흐른 며칠 전, 친구를 만났습니다. 도망가려는 친구를 가까스로 잡았죠...그 뒷모습이 참 서글프게 느껴졌습니다.. 그토록 찾고 싶었고, 죽도록 미운 친구였는데...돌아와 굵은 눈물만 뚝뚝 흘리는 눈가가 왜 그리도 처량해 보이는지..저까지 눈물이 나더군요.. "그냥 미안하다...." 는 말이 전부였죠... 그런 친구 앞에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매일 밤 그 친구를 만나면 가만 두지 않으리라...굳게 다짐했었는데.... 차라리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멋들어지게 치장을 한 귀부인의 모습이었더라면, 한바탕 욕이라도 해줬을텐데.. 친구는 여전히 너무도 초라해 보였습니다.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갚을 거라 다짐하는 친구의 말을 믿어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콩나물 국밥 한 그릇을 달게 먹는 친구의 이마를 닦아줬습니다. 다시..시작하겠다고 어깨를 들먹이며 우는 친구에게 2만원을 쥐어주고 헤어졌죠.. 무거운 가슴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그 친구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봤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군산 나운동 박성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