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방송분

지난 주말.. 샤워 후 머리를 말리다 듬성듬성 보이는 흰 머리카락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습니다. 대충 눈에 보이는 건 뽑겠는데 뒤통수에 나 있는 것들은 힘들어 두 아들 녀석들을 불러 놓고선.... "아빠..흰 머리카락 좀 뽑아 줘!!"했더니, 녀석들 반응이 영 시큰둥하더군요. 그래서 흰 머리카락 한 올 당, "100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하자... 아이들 서로 많은 쪽을 택하려 몸싸움까지 했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바람 살랑살랑 부는 곳에 누워 아이들에게 머리를 맡기고 있자니, 잠이 살짝 오더군요.. 그때 작은 녀석이 제게 뭐라 속삭였는데..잠결이라 "그래, 그래" 대충 대답을 하고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30여분을 그렇게 잠이 들었나.. 아이들이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 보니, 둘 다 흰 머리카락들을 제법 잘 보이게 검은색 종이 위에 일렬로 늘여 놨더군요. 큰 녀석 하는 말, "아빠..전 20개니까 2만원이에요" 이에 질세라 작은 녀석도 “저두..16개니까 만 6천원이에요 잠에서 덜 깬 채, 일단 머리카락부터 확인을 하니 숫자는 맞더군요.. 그런데 제 계산대로라면 한 올 당 100원이니 큰 녀석은 2천원, 작은 녀석은 1,600원이 맞는데.. 아이들이 부르는 가격이 너무 커 되물었죠... 헌데...그 잠결에 했다는 얘기가 바로 가격 흥정이었던 겁니다.. 할 수 없이 알았다며..거울 앞으로 다가갔는데.......이게 웬일입니까~!! 유독 머리숱이 적은 중앙부분을 이 녀석들 둘이서 집중공격을 했는지 완전히 머리 밑이 다 보일 정도이지 뭡니까~!! 속상한 마음에 한참 거울을 들여보다 돌아서는데, 반쯤 열린 휴지통사이로 보이는 머리카락들... 좀 수상쩍다 싶어 보니 아직 손끝이 야물지 못한 아이들이 흰 머리카락 하나에 검은 머리카락 둘을 뽑았는지..피 같은 머리카락들이 수북히 쌓여 있더군요. ‘맡긴 내 잘못이지.... 그냥 흐르는 대로 살 것을...’애꿎은 머리카락들만 왕창 뽑히고 말았네요.. 저의 속상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일한 대가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아이들.. 다음에 또 시켜만 달라며..웃어 보이는데..제가 참아야죠..뭐.. 오늘 참여해주신 군산 산북동 정진호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