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방송분

우리 아이를 다치게 한 이웃집 웅이네 엄마, 아빠가 왔는데 속 좁은 저는 용서가 쉬이 되지 않았습니다. 눈 밑으로 죽 그어진 손톱 자국은 우리 훤칠한 아들의 얼굴을 엉망으로 만들어놨기 때문이죠. 손에는 음료수 박스가 들려져 있었고, 미안해서인지 저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웅이네 엄마가 달갑지 않았습니다. 현관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어정쩡하게 서 있는 부부... 그런데 아들은 뭐가 반갑다고 속도 없이.. “아줌마 웅이 어딨어요? 웅이랑 함께 놀기로 했는데..” 하며.. 낮에 일은 모두 잊은 듯 또 아이를 찾더군요.. 아들의 이름이 나오자, 그제서야 안심이 좀 됐는지..웅이 엄마가 말을 잇더군요. “죄송해요..정말 면목이 없네요. 아들을 잘못 기른 우리 부모 탓이죠.. 다음부턴 주의시킬게요..” 그 옆에 죄인처럼 서 있던 웅이 아빠도 저를 바라보며 손을 내미는데... 선뜻 그 손을 잡기가 어려웠죠.. 헌데 아들 녀석..."아빠 얼른 화해해!! 얼른 악수해야지 악수~!!" 아들은 그 모습이 좋아보였던지 콧등에 붙은 반창코를 씰룩대며 제 손을 잡아끄는데...얼떨결에 웅이 아빠 손을 잡고 말았죠. 우리 어른들 사이에서 아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웃음도 났습니다.. 잠시 뒤....빼곡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웅이....그 둘은 언제 다퉜냐는 듯, 좋아하는데.... 꽁했던 제가 다 부끄러울 정도로 반가워했습니다. 자연스레 웅이네 가족이 우리집에 들어오게 됐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점잖고, 꽤 괜찮은 사람들이더군요. 저보다 더 속상해했던 아내도 같은 맘이었는지 얼굴이 금새 환해졌습니다. 그러다 아이들의 제의에 못 이겨 공놀이를 하러 나가게 됐는데요.. 처음엔 좀 서먹했지만...아들의 말처럼 손을 잡아보니 마음까지 따뜻해졌습니다.. 정말...생각하면 할수록 화해하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땀을 흠뻑 흘리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좋은 이웃을 또 만나게 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해졌습니다. 익산 동산동 배상갑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