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방송분

지난주는 장인어른 생신으로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자식들 번거롭게 하기 싫다며, 생신 상을 완강히 거부하시는 바람에... 간단하게 식당에서 저녁 식사하며 축하를 대신했는데요.... 참고로 처가 형제는 아들 하나에 딸 셋.... 그 중 아내는 막내딸... 결혼 후 두 번째 맞는 생신인데..작년엔 우리만 너무 약소한 선물을 준비해 민망했던 기억이 있기에...이번 생신 선물은 무엇으로 해야 할지 자연히 고민이 되더군요. 더욱이 손위 동서들은 모두 개인사업을 하기에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는 저보다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고..아무래도 심적으로 위축되는게 사실이더군요. 물론 주는 사람의 진심이 담겨져 있으면, 그 가치는 그리 중요치 않다지만.... 막내 사위로써 처남에게나 동서들에게 기죽기 싫었죠... 그렇게 고민 고민 하던 끝에... 결국 제 한달 용돈인 30만원을 봉투에 넣어 드리기로 결정했죠. 아내는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냐며 끝까지 저를 만류했지만, 한 번 한다면 하는 성격의 고집 센 저를 막기엔 역부족이었죠. 드디어 생신 날, 저는 의기양양하게 제일 먼저 장인 어른께 봉투를 내밀었습니다... 모두들 놀란 듯한 표정... 이어 처남과 동서들이 선물 꺼내기만을 기다렸죠. 그런데 처남과 동서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올해부터는 아버지께서 모두들 집에서 하룻밤 자고 가는 것으로 선물을 대체하라 하셔서..정말 준비를 안 했다는 것... 장인어른께서 자식들 부담될까봐, 올해 선물은 모두 없애라고 엄명을 내리셨다는 것~!! 처남이 우리에게도 그 사실을 전했다고 착각한 것이었죠.. 그것도 모르고, 기죽기 싫어 주제넘게 무리를 했으니.... 장인어른은..... "그래도, 이 서방 용돈은 받아야지...허허허...."하시더군요. 뱁새가 황새 쫓아가려다 가랑이 찢어진다고..딱 그 꼴이었는데... 한편, 생각해보니..이렇게 나마 용돈을 두둑이 드려본 것 같아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전주 평화동 이석우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