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대체 언제 시집가니? 제발 시집 좀 가라~"
저는 이십대 중반 부터 집에서 이 소리를 귀에 따갑게 들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제가 빨리 시집가서 손주도 보고 싶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시고 싶으셨데요.
그 때 당시에는 제게 제일 중요한 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몸이 많이 편찮으셔서 그렇게 제 결혼을 서둘렀던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당신 아름다울 때 딸에게 하나라도 뭘 더 해줄 수 있을 때 시집을 보내려고 했던 거였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맞는 짝을 찾아주신다며 선을 보게 하셨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선 보는게 부담도 되고 반 강제였기 때문에 그냥 어머니께서 하라는 데로 하고 나갔습니다.
그냥 어머니께서 원하시니까 별 기대없이 선자리 가서 시간만 때우고 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선자리에 제 시간을 딱 맞춰 나가니 준수한 외모의 남자가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사실 기대도 안 했지만 그 남자 매너있고 너무 근사했습니다.
속으로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죠.
선을 본 이후로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고 한 두 번 만나면서,
'아 이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 사람도 저와 같은 마음이었는지 만난지 6개월 만에 프로포즈를 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가을에 결혼을 하게 되었어요.
저희 집에 외동 딸로 저 하나 밖에 없는데 아들 노릇 톡톡히 하고 있는 남편을 보면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우리 장모님, 우리 어머니" 라며 살갑게 구는 그이 모습 보면서 정말 결혼 잘 했다 싶어요.
신혼 초에는 서로에게 가시박힌 말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아프게도 했지만..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27년을 따로 살아와서 그런거니까..
이제 서로 하나하나 퍼즐을 끼워 맞추듯 맞춰가며 살려구요.
누군가 얘기하더군요.
'부부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할 때 비로소 닮아갈 수 있다'고..
부부간의 갈등을 대화로 풀고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니까 크게만 느껴졌던 문제들이 엉킨 실타래가 풀리듯 술술 풀리더라구요.
또래 부부모임에 나가면 우리 부부보고 꼭 몇 십년 산 부부같다고들 해요. 둘이 닮았단 말도 많이 듣구요..
나보다 우리 엄마께 더 잘 하는 신랑을 보면 너무나 고맙습니다.
가끔 어머니와 우리 신랑과 셋이서 외출하면..
사람들이 제 남편이 저희 친정어머니 아들인 줄 착각하시더라구요.
어머니 옆에서 팔짱끼고 딱 붙어 있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더라구요.
우리 남편 저 임신했다고 설겆이며 집안일을 돕는데..
집안일 서툴면서 자꾸 돕는다고 나서고 거드는 거 보면 이 사람 정말 평생을 믿고 살아도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신랑, 나를 너무 아껴주고 사랑해줘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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