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방송분

얼마 전부터 한동안 그만두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운동이라고 해봤자 밤에 아이들 재워놓고 학교운동장을 뛰는 게 고작이지만,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고 그 틈에 제가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더군요. 그러던 얼마전 운동장에서 작은 소란이 있었습니다. 구석진 곳에서 중학생들 쯤으로 보이는 몇 명의 아이들이 한 아이를 몰아세워 놓고 위협을 하고 있더군요. 아이 울음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무슨 일인지 궁금해 운동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죠. 점점 소리는 더 커졌고..그냥 지켜볼 수 만은 없다는 생각에 함께 운동하던 아줌마들에게 같이 가보자고 했죠..그랬더니 모두들 깜짝 놀라며 저를 말리더군요.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운데 함부로 참견을 하느냐는 것이었죠. 하지만 모른 척 하고 있자니, 아이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건 아니다..싶더군요. 그래서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가 봤죠..물론 두려움도 컸지만, 무슨 일이냐고 이율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무 일도 없다며..개의치 말고 하던 일이나 계속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친구들끼리 그러면 되겠느냐며..밤도 늦었는데, 화해하라고 타일렀죠. 순간 아이들의 멈칫하는 모습에서, 욕지거리에 큰 화라도 당하면 어쩌나 엄청 긴장하고 있는데..의외로 아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너 한번만 더 까불면 가만 안 둘 거야..." 아이에게 경고 섞인 말만 남긴 채, 아무런 탈 없이 일어나주는 아이들이 순간 고마웠고, 한편으론 한 아이를 구했다는 생각에 기뻤습니다.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하는 아이가 안쓰러워 큰길까지 데려다 주긴 했지만, 그래도 두려움에 떠는 걸 보니... 남의 일 같지 않아 마음이 쓰렸습니다. 아이들 키우는 것이 점점 더 겁이 나네요.. 우리 애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면..하는 생각을 하니 아찔했습니다. 앞으로도 모든 아이들이 내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조언하고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 해봤습니다. 익산 영등동 박정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