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간 기다리고 기다렸던 휴일 아침~
저는 매주 주말 오후까지 일을 해야 하기에, 일요일 단 하루가 그렇게 꿀 맛 같을 수 없죠.
그런데, 아내가 얼마 전부터 콩을 심으로 가자고 바가지를 긁어대더니..
지난 휴일, 기어이 새벽부터 저를 깨우더군요.
이유는 날씨가 뜨거워지기 전에 하고 와야 된다는 것이었죠..
아내의 애타는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짜증이 날 수 밖에 없었죠.
얼마 전까지 장인어른이 밭을 일궈가며, 콩, 옥수수, 양파 등... 농사를 지으셨는데..
지난 겨울부터 몸이 편찮으셔서 아예 일손을 놓게 되셨죠.
넓지는 않았지만, 아버지께는 유일하게 남은 밭이었기에 병원에 계시는 동안에도 내내
걱정을 하셨죠. 그걸 알고 있었던 아내...맏이라는 책임감이 더해져서인지
아무 걱정 마시라며 큰소리를 쳤죠.
그리곤 그 이후부터 언제 밭에 갈 건지..뭘 심을 건지..
저만 조르기 시작하더군요.
사실 아내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농사는 지어본 적도 없거니와, 화초 하나 가꾼 적 없었기에 난감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찾은 밭.. 아내는 어이없게도 샌들을 신고, 장비 하나 없이 왔더군요.
겨우 인근에서 호미를 빌려 인터넷에서 검색한대로 콩을 심기 시작했죠.
날씨는 덥고, 겨우 몇 고랑을 못하고 쉽게 지쳤지만..
성미 급한 아내를 이겨낼 재간이 없었습니다.
일을 마무리한 시간은 오후 6시....왠지 모를 뿌듯함과 함께 온갖 근육이 뻐근해졌죠..
서투른 솜씨지만, 행여나 밭을 묵힐 까 걱정하실 장인어른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돼
가슴 뿌듯했습니다. 아내의 얼굴에도 그제서야 안심하는 기색이 영역했죠.
이런 게 바로 농부의 마음일까요? 오랜만에 안 쓰던 근육을 쓰려니 팔다리가 좀 쑤셨는데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벌써 콩 싹이 언제 나올지 기다려지네요.
전주 서신동 장현성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