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방송분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닐 때만 해도 제가 이렇게 잔소리꾼이 될 지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고학년이 될수록 저의 잔소리도 그에 따라 수위가 올라가더군요. 여기서 잔소리라하면, 물론 생활 모든 전반을 두는 것이겠지만.... 특히 공부에 관한 것.. 아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 4학년인데요... 지난 중간고사 때만 해도... 시험날짜가 발표됐으니, 문제집을 한 권 끝내고..분발해 한 권씩 더 끝내자고 했죠. 그러자, 금새 어두운 표정으로 변하는 아이들....자꾸 꾀를 내더군요. 저는 그래서 또.. 왜 지금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지, 잔소리를 늘어놨습니다.. 그에 아이들의 반박도 잠시 있었지만, 곧 저의 잔소리에 눌려 다시 책을 펼쳤죠. 그 날 밤, 일기를 쓰는 것으로 하루를 마감 한 아이들이 잠자리에 든 후 작은 아이의 일기장을 펼쳐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제목이 "엄마의 잔소리" 였습니다.. 내용인 즉, "우리 엄마 입에서는 항상 주절주절 잔소리가 두루마리 휴지처럼 끝도 없이 나온다. 휴지를 다 쓰면 새롭게 바꾸는 것처럼, 우리 엄마도 잠시 쉬었다가 다시 잔소리를 시작한다. 엄마의 잔소리는 언제쯤 끝이 날까?" 황당했습니다..내가 그렇게 잔소리 심한 엄마였나 싶으면서도.. 이 일기를 선생님이 보시면 어떻게 생각하실까 고민도 됐죠.. 하지만 그냥 책가방에 넣어 두고, 다음날 다시 아이 몰래 일기장을 펼쳐봤죠.. 그런데 담임선생님의 댓글이 올려져 있더군요. 선생님의 잔소리를 들으며 다른 친구들도 이런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며...한참을 웃었다는 내용이었죠. 그나마 위안이 좀 됐습니다. 초등학교 시기엔 실컷 놀아야 한다는 남편과, 지금부터 기초를 잡아놓고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엄마 사이에서 오늘도 아이들은 눈치를 보는데요. 엄마의 잔소리는 과연 무엇일까요? 제 주관이 맞는 걸까요? 정말 잘하고 있는 건지 고민되는 요즘입니다... 익산 영등동 최선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