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1일 방송분

얼마 전, 사랑하는 남편과 결혼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10년 전...부모님 안 계시고 동생하나 있는 게 전부였던 남편과의 결혼은 친정 부모님의 반대로 결코 쉽지 않았죠. 더욱 싫어하셨던 이유는...엄마가 보고 온 신랑의 사주..결혼 생활이 평탄치 않을 거란 것이었죠. 직장에서 돌아 온 저를 불러놓고 "너 그놈 따라 갈래? 아니면 이 집에 남을래?" 하시던 아버지를 뒤로하고, 저는 그 날로 집을 나와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최선은 아니란 걸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죠.. 그리고 끊임없는 설득...결국 가족들을 비롯, 하객들의 축복을 받으며 5월의 신부가 됐습니다. 달콤했던 제주도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하나뿐인 시동생과 함께 시작된 신혼 생활.. 배려심 깊은 남편을 꼭 닮아 너무도 든든했던 시동생과의 동거는 어려움이 없었죠.. 그런데 행복도 잠시...주말을 이용해 친구들과 여행을 갔던 시동생...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전화를 받게 됐죠..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시동생이 우리 곁을 떠난 건, 결혼식후 꼭 일주일 만.... 반대하는 결혼을 한 탓에 재앙이 생긴 거라는 주위의 시선이 저를 더욱 힘들게 했죠. 병원치료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뭐가 그리 급했던지..저와의 생활도 겨우 1년... 신혼생활을 즐기기보다는 동생을 잃은 슬픔에 잠겨 있어야만 했던 지난 시간.. 시간이 흐르면 모두 잊혀진다지만, 남편은 이맘때가 되면 동생생각에 혼자서 눈물짓는답니다... 그 영향인지 결혼 5년 만에 늦게 태어난 딸아이.. 한번도 보지 못한 삼촌 사진을 들고 "누구야?" 하고 묻곤 하는데.. 삼촌이라고 알려줘도 아직 어려서 그런지 잘 이해를 못하더군요... 그리고 얼마 전, 결혼 10주년 기념일에 우리 세 가족..처음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마냥 좋아라하는 딸...늘 이맘때가 되면 가슴 저려, 제대로 웃지도 못하던 신랑.. 시간 흐르면 잊혀지는 게 진리인 것을.... 하늘에 계신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삼촌... 먼저 떠난 가족들 몫까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남겨진 우리들의 과제가 아닐까.. 남편과 다짐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익산 송학동 이순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