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방송분

아내는 또 아침부터 윗층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쿵쿵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투덜대기 시작합니다.. 인터폰 누르는 것도 하루, 이틀... 윗층 집이 이사온지는 2주가 채 안됐는데요.. 그러려니 했던 게 며칠..반응이 없자, 부탁을 해 본 것도 몇 번... 그래도 안 되자 인터폰을 눌러댄 게 몇 번인지 모르겠네요.. 아내는 소리에 매우 민감한 편입니다.. 저 또한 시끄러운 건 참을 수 없지만, 아이들이 좀 뛰어노는 걸 가지고 좀 야박하게 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면서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고.... 20여 년 전, 결혼 생활 시작하면서 셋방살이 살던 생각이 나더군요. 그 누구보다 악명 높았던 주인집 아주머니... 아이들 시끄럽게 뛰어 노는 건 당연하거니와, 밤에 빨래한다고 한 마디, 늘 아껴 썼는데도 전기세, 물세 많이 나온다며 또 한마디... 심지어는 음식 냄새 풍긴다고 소리 지르던 아주머니였죠.. 맞벌이를 했지만 워낙 처음에 어렵게 시작해서 인지..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서 4년을 넘게 살았는데요... 그땐, 남의 집 살이 하는 게 너무도 서러웠고... 앞으로 입장 바꿔 우리가 집주인이 된다면, 절대 세입자들 눈에 눈물나지 않게 하자..아내와 굳게 약속했었죠.. 그런데 아내는 벌써 모든 걸 잊고, 조그만 소음도 견디지 못하구요.. 또, 셋방에서 처음 17평 짜리 전세로 이사갔을 때..그 기쁨 늘 잊지 말고 살자 했거늘.. 툭하면 넓은 평수에 사는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한탄하는 게 일이네요.. 그 날 밤..아내와 셋방살이 시절을 떠올리며, 소주 한 잔을 기울였죠.. 아내도 그 시절, 잠시 잊고 살았다며...눈가가 촉촉해지더군요.. 그리고 다시 한번 초심을 잃지 않고 살자고 약속해 봤죠... 오늘 참여해주신 익산 모현동 이정기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