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 방송분

제가 사는 아파트에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줄 아는 공주병 여자가 있습니다. 아파트 상가에만 가더라도 휘황찬란하게 꾸미고 다니는 그녀.. 뭐.. 쌍거풀 진 커다란 눈에, 오똑한 콧날... 주름도 없고, 비교적 깨끗한 피부에.. 항상 굽 높은 구두, 미용실에서 금방 빠져나온 듯한 헤어스타일까지.. 사실 돋보이기는 하죠. 저야 뭐, 워낙에 평균 이하의 보통아줌마인지라 항상 무릎 튀어나온 트레이닝복에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다니니 처음엔 그 여자가 무지 낯설더군요. 그런데 그 집의 딸, 미란이란 아이와 우리 딸아이가 올해 1학년, 같은 반이 되고..그것도 친한 사이가 되다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 관계가 됐죠. 쓰레기 버리러 갔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부리나케 달려와 하는 말.... "쓰레기를 직접 버려요? 그런 건, 남편 시켜야죠~~힘들게 직접 다하나봐요...." 하며 공주의 진면목을 보여주더군요.. 그러던 얼마 전.... 딸아이가 미란이네 집에 초대를 받았는데..함께 가자고 조르는 겁니다.. 그래서 평상시 늘 제게 놀러 오라던 것도 생각나 함께 갔죠.. 역시 집안도 외모만큼이나 잘 꾸며놨더군요.. 헌데..한가지 눈에 띄는 건..거실에 걸린 가족 사진..... 그 아이를 보니 이상하게 엄마랑 아빠.... 거의 닮은 곳이 없는 겁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중...미란 엄마가 잠시 과일을 사러 나갔고..그 사이... 심심한 우리 모녀를 위해 앨범을 들고 오며 미란이 하는 말..."이거 우리엄마가 절대 못 보게 하는 건데..." 하며 펼친 앨범 속에는 웬 낯선 여자가 있었습니다. 눈은 감은 건지, 뜬 건지.. 들창코에... 확연한 여드름 자국까지... "우리엄마 옛날 사진인데요...지금이 훨씬 예쁘죠?.." 알고 보니, 미란 엄마의 실체는 성형과학의 성공작이었던 겁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고..이 사실은 끝까지 비밀에 부치기로 했죠. 비밀 탄로 날까 조마조마 사느니, 생긴 대로 사는 게 맘 편하지 않을까..그런 생각해봤습니다.. 익산 송학동에서...강진경씨(가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