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대학 1학년 때 만나, 아내는 졸업하자마자..
저는 재학 중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여러 정황 상 결혼이 낫겠다 싶어 한 결혼이었지만,
아무래도 사회생활하는 아내와 파릇파릇 나이어린 학생들과 생활하는 제가
환경이 같을 리 없었죠..
과나 동아리 후배 여학생들도 평소 잘 따르는 편이었고,
그런 저를 아내는 무척이나 신경 썼습니다.
아마도 젊은 신랑이 밖에서 어린 여학생들과 어울리는게 신경이 많이 쓰였나보더라구요.
휴대전화에 여자이름은 저장도 못시키게 했죠..
하지만, 그럴 수만도 없는 일...그래서 저는 머리를 굴렸습니다.
남학생이름으로 위장을 해서 휴대전화 번호를 저장시켰죠...
저는 정말 머리한번 잘 썼다 생각하고 혼자 뿌듯해했습니다.
며칠은 그렇게 넘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아내에게 딱 걸리고 말았는데요.
문자메시지에 뜬 이름은 남자 같은데 내용은 "오빠 뭐해요?" 였거든요..
그 메시지를 아내가 본 순간..
시치미라도 뗐으면 좋았을텐데..그러지도 못하고,
결국 제가 잔머리를 굴려 번호를 저장시켰다는 걸 바로 눈치채고 말았죠..
그리곤 여학생들 번호를 바로 제거해버렸습니다.
그때는 한창 때, 유부남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남들처럼 제대로 놀지도 못하는게
억울하고 서운해 그렇게나마 여학생들하고의 교류를 하고 싶었던 거 같은데요.
아무리 날고 뛰어봤자, 저는 아내 손바닥 안에 있더군요.
그렇게 대학생활은 마감이 되고, 저...지금은 뱃살 넉넉한 30대 중반의 아저씨가 되어 있는데요.
가끔 저의 어설픈 거짓말을 단번에 알아채는 아내가 때론 무서울 때도 있죠...
지금은 잔머리 안 굴리고, 아내만 바라보고 잘 살고 있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군산 조촌동 장현석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