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아침 풍경...
10살 짜리, 막내딸 "정말 내가 집에 오면 엄마가 있는거지?"
13살, 둘째딸은 "엄마 학교 끝나면 일찍 올게~~"
15살, 큰딸...."엄마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있어... 내가 집에 와서 다 해줄게..."
무슨 얘기냐구요? 지난 주, 제가 회사를 퇴직한 다음날..아이들의 반응입니다.
싫으나 좋으나 10년이 넘게 늘 출근했던 직장...
얼마 전 했던 건강검진..상태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죠.
아이들은 제가 집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좋은 모양이더군요.
남편도 이제는 좀 쉬라며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더군요..
그동안 일이 힘들때마다 좀 쉬어야겠다고 수없이 생각해 봤는데,,
그래서 이렇게 쉬면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꼭 그것만은 아니더군요..
해야할 일을 안한 느낌, 뭔가를 잃은 듯한 허전함....
아침에 너무도 분주하게 아이들, 남편 챙기고 출근준비까지 해야할 때는
정말 힘들다고 생각했는데..지난 한 주는..모두 빠져나간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우두커니...앉아만 있었죠...
뭘부터 해야하는지...
그래서 수첩에 그날 그날, 해야 할 일들을 적어 봤죠...
이불 빨래하기, 대청소하기, 큰딸이 좋아하는 총각 무 담그기, 남편 와이셔츠 다리기..
막내딸이 올 때는 버스정류장까지 데리러 가기, 둘째딸이 좋아하는 떡볶이 만들어 주기.. 등등
막상 해야할 일들 나열해 보니, 이렇게 많은데..그동안은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구나 싶은 게
이제부터라도 진정한 주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주 걸려오는 남편의 전화....
"여보, 뭐해?"..........."그냥 있어..."
무조건 좀 쉬라는 남편... 이번 주말 아이들 데리고, 어디라도 다녀오자고 하더군요.
정말 몰랐는데 제가 집에 있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우리 식구들은 행복한가 봅니다.
퇴직으로 얻은 행복,,제가 지켜나가야겠죠~
오늘 참여해주신
익산 부송동 정수경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