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는 해병대 간부출신입니다
그래서 제가 어렸을 때엔 정말 무서운 분이셨지요
과묵하시고 무뚝뚝하시고.. 어렸을 땐 참 무서웠답니다.
그러나 이런 무서운 저희 아버지께서도 못당하시는 분이 한분 계셨으니..
그분은 바로 저희 어머니..^^
저희 어머니 앞에선 꼼짝도 못하시는 분이시지요..
얼마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날따라 술을 과하게 드신 저희 아버지는
해병대 특유의 정신으로 무장하시고선 당당하게 집으로 들어오셨습니다.
집에 오셔서 조용히 주무셨으면 아무일도 없었으련만..
술을 과하게 하신 탓인지 어머니 앞에서 실수도 약간 하시고
목소리를 높이셨지요.
저희 어머니께서는 묵묵히 그런 아버지의 술주정을 다 받아주셨지요.
그리곤 저에게 딱 한마디를 하셨습니다.
"제 정신일때 두고보자.."
그렇게 시끄러웠던 저녁이 지나가고
다음날 아버지는 평소보다 일찍 퇴근을 하셨습니다.
전 아버지께 우스개소리로 어머니가 구박할건데 무섭지 않냐고
물어보았죠..
아버지는 당당하게 저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너희 엄마한테 항상 당하고만 사냐? 걱정마라!!!!"
음..왠지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거 같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같은 남자로써 그런 아버지가 당당해보이고 멋있어보였습니다.
오후에 볼일을 보고 들어오신 어머니...
전 당당한 아버지를 기대하며 무슨 말씀을 하실가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무런 말씀도 없이 아버지를 그냥 한번 째려보셨습니다.
그러자 저희 아버지는..
"미안혀..."
그래도 풀리지 않으시는지 저희 어머니가 계속 째려보시자
"잘못했당게..."
이러고 말씀하시는 저희 아버지...
한순간 저의 믿음은 깨졌지만...
그래도 이렇게 서로에게 싫은소리 안하시고
사과할 줄 아는 멋진 부모님이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