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 시댁에 들어와 산지 3년이 다 돼가지만,
어머니와의 관계는 편해지지 않는게..늘 서먹서먹함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친정 엄마와 같이 편히 생각하고, 대하자.. 아무리 마음을 먹어도
여전히 어머니는 어려운 존재였죠.
특별히 불편한 것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데..얼마 전, 그런 벽을 조금은 허물게 된 계기가 있었으니......
시어머니는 피곤하거나 몸이 뻐근하실때면 목욕하는걸 좋아하시는데요..
그 날도 어머니는 목욕탕에 가시겠다고 하시더군요
헌데...현관에서 머뭇머뭇 하시는 게 함께 갔으면 하는 눈치셨죠.
저는 결혼 3년 동안 한번도 어머니와 목욕탕에 간 적이 없었죠..
그 전에도 동행할 기회는 많았지만, 왠지 쑥스럽고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망설이다, 함께 가시자고 했죠...
그랬더니, 믿기지 않으신다는 듯..반색하던 표정..
이렇게 좋아하시는데 뭐 그리 어렵다고 지난 3년 동안 한번을 함께 해드리지 못했을까?
좀 쑥스럽기도 했지만, 서로 등을 밀어주면서 몸도 마음도 깨끗해지고 가벼워졌죠.
그리고 쭈글쭈글해진 어머니 몸을 보며, 세월의 깊이가 느껴져
연민의 정이 더해지더군요.
조금만 신경 쓰고, 마음을 열면 고부간이라도 친 모녀처럼 지낼 수 있는데..
제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었구나...
내가 불편했던 만큼 어머니도 많이 불편하셨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모시고 산다는 이유만으로 효도를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큰 오산이겠죠~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했던 것들..하나하나 떠올려보니, 부끄럽기까지 하더군요.
진정한 효도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겠죠? 아무리 좋은 집에 살고, 돈이 많다 하더라도
부모님께서 불편해 하신다면 그건 효가 아닐 겁니다..작은 실천이 중요하다는 다짐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