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 방송분

우리집 엔돌핀인 제 딸 소진이... 제 딸이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요정이 되려다 날개를 잃어버려 어쩌다 지구상에 머물게 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나가는 사람 한 둘은 꼭 뒤돌아보는 그런 예쁜 얼굴을 가지고 있는 딸 ... 하지만, 그런 딸이 입을 열면 미소짓던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예쁘장한 얼굴과는 전혀 다른 터프걸의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죠. 얼마 전 병원에 갔습니다.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에 딸과 또래 남자아이가 딸에게 관심을 보이더군요. 괜히 툭! 건드리고 도망가고,, 또 와서 한번 툭 건드리기를 반복하니 참다못한 딸이 하는 말 " 너 뭐야!! 혼난다.. 똑바로 해라! 알았어 ? " 순간 병원에 흐르는 정적감... 창피해서 혼났습니다.. 치료를 마치고 그 날 하루 냉정히 아이를 관찰해 본 결과 아이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 엄마...쥬스 줘.... / 왜 내 말 안 듣는데~ / 오빠! 빨리 그 연필 안줘? 하나! 둘! 셋! 내 말 못 알아들어? 내가 몇 번을 말해야 해! 저는 흥분을 금할 수가 없었죠. 범인은 큰 아이... 오빠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더 큰 범인이 있었습니다. 바로 엄마인 저.. 딸은 아직 어려 그리 큰 소리 낼 일이 없지만, 초등학교 4학년인 큰 아들에게 하는 말은 거의 조폭 엄마 수준이었던 겁니다. 그걸 자기 동생에게 그대로 복습하니.. 당연히 안 배울 수가 없었겠죠. 늦었지만 지금에서야 반성합니다.. 자식 키우는 게 자기 수양이라고 했던가요? 오늘은 제가 딸 아이에게 읽어준 동화처럼 제 입에서 좋은 보석같은 말이 나오기를 바라며 닦고 또 닦아야겠습니다... 사연참여해 주신 군산에 임세현 씨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