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남편 출근시켜놓고, 큰아이 유치원에 보내고, 작은아이 모유 주고....
따스한 햇살에 허브차 한잔 마시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간..
그야말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은 황금같은 시간이죠..
어제는 작은 아이 목욕시키고 낮잠을 재우는데....
저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죠..
그러다 평소 잘 꾸지 않는 꿈을 꾸게 됐는데....깜짝 놀라 잠에서 깨고 말았죠..
너무도 생생한 게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친정엄마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정말 엄마 목소리가 좋지 않으시더군요..
무슨 일 있으시냐구 여쭈니, 별일 없다고만 하시더니.. 계속된 질문에...
글쎄, 아빠 혼자서 백내장 수술을 받고 오셨다고 합니다.
전신 마취에 3시간동안 수술을 하고, 마취가 깨면서 제대로 안정도 취하지 못하고
그냥 버스 타고 집으로 오셨다는데...
뜻밖의 소식에 너무 놀랍고, 죄송하면서도 버럭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왜 미리 말씀해 주시지 않았냐는 것이었죠..
혼자서는 독감에 걸려도 병원을 잘 찾지 않던 분인데...
오죽하셨으면 혼자서 병원을 찾아가셨을까...또 수술을 하셨을까.....
장성한 자식이 넷이나 되는데...
혼자 마취를 하면서 얼마나 두렵고, 긴장하셨을지...........
또 수술 마친 후, 혼자라는 생각에 얼마나 외로우셨을지..
자식들이 옆에 있는데도 아무런 힘이 되어 드리지 못한 그 심정...너무 죄송스럽고 염치가 없더군요..
먹기 살기 바쁜 자식들에게 걱정주지 않으려, 당신 혼자 수술대 위에
올라섰을 모습을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65년 동안 정말 고생하며 사신 아빠...
당장 달려가지도 못하고, 전화로만 안부를 여쭙고 말았네요..
이번 주말에는 꼭 부모님을 찾아뵙고 와야겠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정읍 수성동 박경은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