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풋하게 아침이 오고 있네요
이렇게 이른 아침이면
귓가로 들리던 소리가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칼도마 소리
막래로 자란 저는 그렇게 아침을 준비하는 칼도마소리에
잠에서 깨어나곤 했었습니다
달작지근한 된장 끓이는 냄새와 함께
결혼 한지 올해로 18년을 맞이한 저는
이제 중년이네요
두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일을 갖고 싶은 생각으로
참 많은 것을 배우러 다녔습니다
다행으로 일을 갖게 된 저는
오랜 숙원이였던 것이 차를 구입하는거였습니다
내 차를 갖는거
카플을 하는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서로다 사정이 다르다 보니 그것도 한두번이지
곤란하였습니다
그리고 일에 특성상 마을회관도 가야하구요
시골 마을회관에서 할머님들께 한글을 가르치는것이
내가 하는일중에 가장 중요시 여기를 일이거든요
드디어
똥차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똥차를 샀다는 말을 시어머님께 하기가 참
난감하단 말입니다
걱정을 하실테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시댁 제사에 차를 가지고 갔더니
눈이 휘둥굴해 지더이다
눈치를 살살 보면서
"엄니 그냥 똥차 하나 샀어 있잖어 마을회관도 가야하고 그러는디 애비가 차도 안주고 딱 출퇴근만 아주 조심해서 할께요"
아무말없이 방으로 들어가시는 어머니
이를 어쩐다
부침개를 부치면서 온갖 애교를 떨어도
말도 안허고
심지어는
"엄니 동서가 차를 몰고 댕기면 아무말 안함서 왜 내가 뭘 한다고 하면
맨날 뭐라고 하시고 이사를 간다고 해도 못가게 하고 애들 전주로 보낸다고 해도 못하게 하고 맨날 나만 갖고 그래요"
했더니
또 시작인가 싶으셨는지
하시는말
" 걱정된게 그러지 너 걱정된게 니 성질이 오죽 급하냐 누구 뒤에서 쫒아오는것도 아닌디 맨날 뭐가 바쁜지 걸음도 천천히 안걷잖여 내가 조심한다고 사고 안나디 너 그냥 버스타고 댕기지 또 그 뒷구멍으로 들어가는 돈이 얼만디 이제 겨우 밥술이나 뜨고 살면서..."
혀끝은 차시는 어머니
그래요
알지 걱정하는거 누가 모르나
한참 뒤에
어머님은 세수대야 에 따끈한 물을 받고 때밀이를 가지고 오심니다
" 현정이 애미야 나 팔좀 싯어다오 니 아버지 있을때는 해줬는디..."
어머님은 사시면서 장애를 입으셨습니다
그래서 자유롭지 못하시죠
한손을 잡고 따끈한 물에 때를 불리고 때밀리로 닦으면서
" 엄니 내가 천천히 몰고 댕길께 꼭 약속햐 이제그만 화풀어요 미리 말안하고 차 사서 미안 응 미안 엄니 ..."
웃으시는 어머니
세상에 모든 어머니들은 이렇게 자식을 걱정하시지요
이세상에 모든 자식들을 그맘을 몰라주구요
다
그렇게 살아가는것 같습니다
나두 칼도마소리내며 아침을 준비해야 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그 칼도마소리를 정겹게 느낄까요???